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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詩 66 -병원에서 - 정진규

명임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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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

몸詩 66 -병원에서 - 정진규(1939~ )


몸이 놀랬다
내가 그를 하인으로 부린 탓이다
새경도 주지 않았다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제 끼에 밥 먹고
제때에 잠 자고
제때에 일어났다
몸이 눈 떴다
(어머니께서 다녀가셨다)



우리가, 아프지 않은 평소의 우리가, 몸으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손톱 끝에 가시가 박히거나 감기라도 걸려야 아차, 한다. 그렇지, 몸이 있었지, 내 몸이 있었지! 젊은이들은 주로 다쳤을 때 자기 몸으로 돌아가지만, 중년으로 접어들면 몸이 도처에서, 수시로 신호를 보낸다. 건망증.노안.무기력증.혈압.당뇨.디스크….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다. 입원하지 않으면 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발병하지 않으면 몸이 눈 뜨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꿈에 어머니가 자주 나타나시는가. 그게 다 몸이 '주인'에게 하소연하는 것이다.

<이문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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