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기타

팔월 즈음

우먼 1614

3
김영철팔월 즈음 / 김영철

  여자를 겁탈하려다 여의치 않아 우물에 집어던져버렸다고 했다 글
쎄 그 놈의 아이가 징징 울면서 우물 몇 바퀴를 돌더라고 했다 의자
하나를 들고 나와 우물 앞에 턱 갖다놓더라고 했다 말릴 겨를도 없이
엄마, 하고 외치며 엄마 품속으로 풍덩 뛰어들더라고 했다 눈 딱 감
고 수류탄 한 발 까 넣었다고 했다

  담담하게 점령군의 한 때를 회고하는 백발의 일본 늙은이를 안주
삼아 나는 소주 한 병을 다 깠다 캄캄하고 아득한 소주병 속으로 제
몸에 불을 붙인 팔월이 투신하고 있다 자욱한 잿더미의 빈 소주병
들여다보며 나는 엄마, 하고 불러 보았다 온 몸에 불이 붙은 아이들
이 엄마, 엄마, 울먹이며 내 몸 구석구석을 헤집고 있다

공유
3
우먼 글쓴이 2008.08.18. 09:50
더위도 한 발짝 뒤로 물러 난듯 한데
김영철시인님의 글을 보니
다시 더워집니다.

한주도 뼛속 깊은 이야기들로 채워 가시기 바랍니다.
An 2008.08.18. 10:39
했다.
깠다.
있다.
보았다.
헤집다.

평범한 단어들의 의미가
무서워 뼛속이 시리네...

올만에 안뇽!
방가~.. 워서..
윤성기 2008.08.19. 09:15
억울 분통 터져 울음도 울지 못하고 꺼억 꺼억 속으로 삭혔다했다.
엄니! 소리치며 뛰어드는 아해의 모습을 보고 또 꺼억 꺼억 울음을 속으로 삭혔다했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으로 울고만있을꺼냐 물었다.
이젠 손털고 일어나 그 놈들 두 눈에서 피눈물을 쏟게하자했다.
한 구덩이에 수십명을 생매장한 저 치떨리는 놈들을 무릎끓리자했다.
이제는...이제는...저 인간들 인간들...무엇으로 이 치떨림을 가라앉힐까나...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84933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81768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8931 +73
289 기타
normal
장길산 08.08.18.15:10 2126 +13
기타
normal
우먼 08.08.18.09:44 1614 +9
287 기타
normal
명임 08.08.17.15:51 1991 +4
286 기타
normal
명임 08.08.15.03:32 1684 +9
285 기타
normal
명임 08.08.14.03:08 2357 +8
284 사랑
normal
귀비 08.08.13.12:35 1613 +11
283 기타
normal
명임 08.08.13.10:16 1713 +14
282 고독
normal
귀비 08.08.12.17:01 1536 +13
281 기타
normal
햇빛농장 08.08.12.09:25 1845 +10
280 고독
normal
귀비 08.08.11.18:27 1375 +9
279 고독
normal
오작교 08.08.11.10:11 1327 +5
278 고독
normal
귀비 08.08.08.16:01 2365 +8
277 고독
normal
1
귀비 08.08.07.15:42 1292 +7
276 고독
normal
귀비 08.08.07.14:00 1413 +5
275 사랑
normal
귀비 08.08.06.17:48 1612 +6
274 그리움
normal
귀비 08.08.06.17:34 1592 +13
273 그리움
normal
귀비 08.08.06.15:03 2094 +6
272 그리움
normal
귀비 08.08.05.18:50 2550 +5
271 그리움
normal
귀비 08.08.05.18:11 1382 +9
270 사랑
normal
귀비 08.08.04.16:34 174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