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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어머님이 주신 단잠

장길산 2202

4
최상호

나는 내가 우리 집 비를 막아 주는

 

큰 나무가 못 되는 것이 늘 마음이 아팠다

 

 

그늘이 넉넉한 후박나무이거나

 

쨍쨍 햇살에도, 펑펑 내리는 눈에도

 

제 몫의 땅을 지키는

 

낙락장송이 못 되어서 언제나 미안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서 어머니를 만났다

 

어머니는 내 옹이만 무성한 가지와

 

자잘한 이파리를 쓰다듬으시며

 

얘야,

 

큰 나무는 큰 뿌리 탓에 집 안에 심을 수

 

없단다

 

우리 집 마당에는 네가 딱 알맞구나 하시며

 

내 작은 그늘에다

 

돗자리 하나를 깔고 누우셨다

 

 

난생 처음으로

 

온 몸이 가뿐해지는 단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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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글쓴이 2008.09.04. 12:43
- 작가의 시작노트 -
올망졸망 연년생으로 이어지는 대식구며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몇 마지기 농토. 그래도 그 많은 자식들 중에서 한 명쯤은 출세하여 언젠가 집안의 팔자를 바꿔주리라는 은근한 희망. 이것이 간난신고의 삶을 살아온 우리네 가정의 모습이었다. 그러다보니, 요행히 선택된 자로 대학물이라도 먹게 된 자식의 입장에서는 누구에게도 강요받지 않은 짐이건만 대표 주자 노릇 제대로 못하고 산다는 자책감과 부채의식, 이런 것들을 가지게 마련이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세속적 출세로 보답해드리기에는 기질도 능력도 도무지 부족하고 세상은 또 그처럼 녹록치도 아니한 것을.
요쯤 다시 IMF 때보다 더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비명이 쏟아져 나온다. 이런 때 허전하고 한스런 마음을 토닥여주는 것은 역시 영원한 안식처인 어머님뿐이다. 오래 전에 돌아가셨을지라도 꿈속에서나마 위로해 주시는 그 분.

- 심평 9월호에서 펌 -
보름달 2008.09.04. 17:35
어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는 글이군요.
남들 눈엔 보잘것 없어도 어머니 눈엔 자신의 아들이
최고일테니까요.
칭찬이야 말로 자신감을 주는 힘이라 생각됩니다.
연대장 2008.09.04. 20:32
여자이지만, 어머니의 위대한 힘과 아름다움은 이세상 어느것과도 비교할수 없죠~
울 엄마가 보고잡네요.....ㅠ.
An 2008.09.06. 12:34
엄마~~~..
추석지나고
새로 고춧가루 빻아서 보내준다고
어제 전화로 한 이야기
이쟈뿌리믄 안돼용
ㅋㅋㅋ

나의 든든한 울타리인
울 엄마
마니~.. 보. 고. 시.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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