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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옥수수 밭 옆에 당신을 묻고

아미소 1915

6
도종환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 도종환


견우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안개꽃 몇 송이 함께 묻고 돌아오네

살아 평생 당신께 옷 한 벌 못 해주고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당신 손수 베틀로 짠 옷가지 몇 벌 이웃께 나눠주고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돌아오네

은하 건너 구름 건너 한 해 한 번 만나게 하는 이 밤

은핫물 동쪽 서쪽 그 멀고 먼 거리가

하늘과 땅의 거리인 걸 알게 하네

당신 나중 흙이 되고 내가 훗날 바람 되어

다시 만나지는 길임을 알게 하네

내 남아 밭갈고 씨뿌리고 땀흘리며 살아야

한 해 한 번 당신 만나는 길임을 알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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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동행 2008.10.07. 12:52
사랑하는 당신을
옥수수 밭 옆에 묻고 돌아오는
시인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배어 납니다.

당신 죽어 처음으로 베옷 한 벌 해 입혔네.
고생하다 떠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이
짠하게 가슴 속을 절절히 흐릅니다.

좋은 글 올려주심에 즐겁게 감상하고
감사드립니다.
여명 2008.10.08. 11:40
가슴에 안고 갑니다.
아미소 글쓴이 2008.10.11. 22:06
동행님 의 아름다운 감상글
덕분에 좋은주말이 될것 같은 예감이
날씨도 쌀살한 가을 에 좋은주말 보내시기를
아미소 글쓴이 2008.10.11. 22:07
물소리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주말 이 뜻깊은
주말이 되시기를
아미소 글쓴이 2008.10.11. 22:09
여명님
억새풀이 바람에 휘날리는 가을 주말밤입니다
좋은 시간만이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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