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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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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부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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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글쓴이 2008.12.26. 19:08
"벼는 서로 어우러져
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울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묶어
더 튼튼해진 백성들을 보아라"

은하수 2008.12.27. 12:02
세모(歲暮)의 시간은 얼어 붙어
요동할줄 모르고...
추위만 더해갑니다

햇살 따가운 시간들이 그리워
어름장 위에 놓인 마음들을
어찌 보듬어야 하는지
어찌 따스한 온기를 불러 와야 하는지
현실의 답은 아직 ....

동행님! 고맙습니다^^*
주말 행복한 여정 되세요...♡
동행 글쓴이 2008.12.27. 12:28
얼어붙는다는 것은
녹아내리기 위함인 것이지,
아픔이 구들장 밑에서
웅크리는 것은
따스한 온기를 그대 가슴에
드리우고자 한 것이겠지.
찾아올 그리움을
이미 가슴에 품었거늘
우리 애써기다림으로 노래하자.
시간이 흘러가 언젠가는
그리워질 아름다움 이거늘 ...
감사합니다.
Ador 2008.12.28. 14:11
겨울도 한 가운데이니 봄을 그릴 법도 하군요~
그러하여도 벌써 봄을 마중하려시는 동행님의 마음이 애틋합니다~
동행 글쓴이 2008.12.28. 18:35
추운 겨울 어찌 지내시는지요.
차분하게 안부 여쭐 겨를도 없다는 핑게로
아우가 너무 무심한 듯하여 송구스럽습니다.
삶에 둥지를 다시 튼다는 것이 그림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삶이 그리 흘러가나 봅니다.
새해는 아도르 형님께서도 건강하시고
좋은 소식만 듣게 되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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