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기타

맆 피쉬

동행 2119

0
양수덕

맆 피쉬

 

 

/ 양수덕

 

 

땡볕더위에 잎맥만 남은 이파리 하나

지하도 계단 바닥에 누워 있던 청년은

양말까지 신고 노르스름한 병색이었다

젊음이 더 이상 수작 피우지 않아서 좋아? 싫어?

스스로 묻다가 무거운 짐 원없이 내려놓았다

맆 피쉬라는 물고기는 물 속 바위에 낙엽처럼 매달려 산다

콘크리트 계단에 몸을 붙인 청년의

물살을 떨다 만 지느러미

뢴트겐에서 춤추던 가시, 가물가물

동전 몇 개 등록상표처럼 찍혀 있는 손바닥과

염주 감은 손목의

그림자만이 화끈거린다

채 풀지 못한 과제 놓아버린 손아귀

청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세상의 푸른 이마였던 그의

꿈이 요새에 갇혀서

해저로 달리는 환상열차

잎사귀인지 물고기인지를 한 땀 바느질한

지하도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이들이

다리 하나 하늘에 걸칠 때

(2009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78390 0
공지 기타 이 방의 방장님은 동행님입니다. 6 오작교 08.10.05.21:25 75059 +62
공지 기타 이 게시판에 대하여 2 오작교 08.05.18.21:33 82362 +73
469 기타
normal
동행 09.03.26.23:13 3886 +42
468 기타
normal
동행 09.03.26.23:10 4086 +32
467 희망
normal
동행 09.03.26.21:50 4509 +25
466 고독
normal
귀비 09.03.26.13:08 2576 +14
465 사랑
normal
귀비 09.03.25.23:40 1703 +16
464 애닮음
normal
은하수 09.03.25.03:42 1743 +13
463
normal
귀비 09.03.23.23:19 2770 +14
462 기타
normal
보리피리 09.03.20.15:59 1974 +21
461 고독
normal
귀비 09.03.18.23:39 2140 +16
460 애닮음
normal
귀비 09.03.17.23:01 2155 +11
459 고독
normal
귀비 09.03.11.23:20 1690 +16
458 희망
normal
은하수 09.03.11.11:45 1638 +21
457 사랑
normal
귀비 09.03.09.23:46 1631 +13
456 기타
normal
동행 09.03.09.08:19 2390 +11
기타
normal
동행 09.03.09.08:14 2119 +11
454 기타
normal
동행 09.03.09.08:10 1540 +15
453 기타
normal
동행 09.03.04.09:07 1473 +15
452 사랑
normal
우먼 09.02.26.15:04 2129 +16
451 사랑
normal
이흥수 09.02.24.17:07 2164 +12
450 기타
normal
동행 09.02.24.08:23 217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