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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상처(傷處)

귀비 3642

3
시인이름 정현종
상처(傷處) - 정현종 -

한없이 기다리고
만나지 못한다
기다림조차 남의 것이 되고
비로소 그대의 것이 된다

시간도 잠도 그대까지도
오직 뜨거운 병(病)으로 흔들린 뒤
기나긴 상처(傷處)의 밝은 눈을 뜨고
다시 길을 떠난다

바람은 아주 약(弱)한 불의
심장(心臟)에 기름을 부어 주지만
어떤 살아 있는 불꽃이 그러나
깊은 바람소리를 들을까

그대 힘써 걸어가는 길이
한 어둠을 쓰러뜨리는 어둠이고
한 슬픔을 쓰러뜨리는 슬픔인들
찬란해라 살이 보이는 시간(時間)의 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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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귀비 글쓴이 2012.09.12. 16:28
요즘은..

뒤로 미뤄둔 채 그 동안 쌓아만 두었던..
책들에게로 자주 마음이 뺏기고 있습니다.

저만치 밀쳐 두어도 늘 그 자리에 있어주고,
가까이 몸서리치게 다가가도 늘 그 자리에 있어주고..
자칫 홀대하며 방심하여도 늘 그 자리에 있어주는~
믿음직스러운 책이기에 잠시 이렇게 외면도해보고,
까맣게 잊어도 보고,
애써 모른 척도 해줍니다.
성야 2012.09.16. 14:32
그냥 조용히 읽어 봅니다...
이주사 2012.09.17. 02:21
애써 모른척도 하신다는 대목이 많이공감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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