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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아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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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름 이영광


나무들은 굳세게 껴안았는데도 사이가 떳다 뿌리가 바위를 움
켜 조이듯 가지들이 허공을 잡고 불꽃을 튕기기 때문이다 허공이
가지들의 氣合보다 더 단단하기 때문이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무른 것으로 강한 것을 전심전력 파고든다는 뜻이다 그렇
지 않다면 나무들의 손아귀가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졌을 리가
없다 껴안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가여운 것이 크고 쓸쓸한 어
둠을 정신없이 어루만져 다 잊어버린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글
거리는 포옹 사이로 한 부르튼 사나이를 有心히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필경은 나무와 허공과 한 사나이를 딱따구리와 저녁 바
람과 솔방울들을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 뜻이다 구멍 숭숭 난 숲
은 숲字로 섰다 숲의 단단한 골다공증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다 통과시켜주고도 제자리에 고요히 나타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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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아 글쓴이 2013.07.30. 22:10
속속들이 이해한다고 할 수는 없어도..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습니다.

껴안음에도 .. 나무와 허공과 한 사나이..딱따구리와 저녁 바람..솔방울들을 온통 지나가게 한다는것..
껴안음에도 온통 구멍이 숭숭 난 숲이 되는 것..

전문은 올려진 그대로 썼습니다.
시몬 2013.07.31. 13:12
루디아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사랑의 정의중,
이런 글이 있었던걸 기억해냅니다 문득...

"사랑이란 한 영혼을 그의 육체가 아닌 것 속에 살게 하는 것."

껴안고 깃들고 파고들고 때론 후려치며 또 때론 타고 오르고..
루디아 글쓴이 2013.08.01. 00:34
시몬
어머..시몬님..
보기보다 책을 좀 읽으셨네용..ㅎㅎ..

난 무식한 사람 싫더라..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는 척 하는게 나의 한 가지 단점이긴 하지만..
동행 2013.07.31. 08:37
숲의 단단한 골다공증을 보라 껴안는다는 것은
이렇게 전부를 다 통과시켜주고도 제자리에 고요히 나타난다는


있고도 없다!
없고도 있다.
내가 알맞게 익어가고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또는 내가 없어도 되는
그곳에 있는

신은 우리에게
이렇게도
공평하시다.

좋은 글 올려 주시어
마음 한쪽 내려놓고 갑니다.
루디아님!!
좋은 아침.
루디아 글쓴이 2013.08.01. 00:36
동행
시인의 시을 읽으면..
다른 세상을 사는 분들이 아닌가 싶어요...
너무나 예리한 더듬이에
잘리고..구부러지고..상처받기 쉬운 더듬이를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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