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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시몬 3158

2
시인이름 이 병률
겹 / 이병률




나에겐 쉰이 넘은 형이 하나 있다
그가 사촌인지 육촌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모른다


태백 어디쯤에서, 봉화 어디쯤에서 돌아갈 차비가 없다며
돈을 부치라고 하면 나에게 돌아오지도 않을 형에게
삼만원도 부치고 오만원도 부친다


돌아와서도 나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는 형에게
또 아주 먼 곳에서 돈이 떨어졌다며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는 그가 관계인지 높이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잘 모른다
단지 그가 더 멀리 먼 곳으로 갔으면 하고 바랄 뿐


그래서 오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고
십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며
그의 갈라진 말소리에 대답하고 싶은 것이다


그가 어느 먼 바닷가에서 행려병자 되어 있다고
누군가 연락해왔을 땐 그의 낡은 지갑 속에
내 전화번호 적힌 오래된 종이가 있더라는 것
종이 뒤에는 내게서 받은 돈과 날짜 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더라는 것


어수룩하게 그를 데리러 가는 나는 도착하지도 않아
그에게 종아리이거나 두툼한 옷이거나
그도 아니면 겹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할 뿐
어디 더 더 먼 곳에서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했으면 하고

자꾸 바라고 또 바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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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 글쓴이 2013.10.04. 09:58
누군가에게 겹....
시인의 따뜻한 가슴이 이렇게 가슴을 절절이 더듬네요
詩가 이렇게도 쓰여지는 구나..싶습니다
오작교 2013.10.04. 10:30
겹.
참으로 여유롭고 따뜻한 단어이지요.
지금은 가슴밖으로 튕겨져 나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詩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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