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그리움

시몬 3139

2
시인이름 이 병률
겹 / 이병률




나에겐 쉰이 넘은 형이 하나 있다
그가 사촌인지 육촌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모른다


태백 어디쯤에서, 봉화 어디쯤에서 돌아갈 차비가 없다며
돈을 부치라고 하면 나에게 돌아오지도 않을 형에게
삼만원도 부치고 오만원도 부친다


돌아와서도 나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는 형에게
또 아주 먼 곳에서 돈이 떨어졌다며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는 그가 관계인지 높이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잘 모른다
단지 그가 더 멀리 먼 곳으로 갔으면 하고 바랄 뿐


그래서 오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고
십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며
그의 갈라진 말소리에 대답하고 싶은 것이다


그가 어느 먼 바닷가에서 행려병자 되어 있다고
누군가 연락해왔을 땐 그의 낡은 지갑 속에
내 전화번호 적힌 오래된 종이가 있더라는 것
종이 뒤에는 내게서 받은 돈과 날짜 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더라는 것


어수룩하게 그를 데리러 가는 나는 도착하지도 않아
그에게 종아리이거나 두툼한 옷이거나
그도 아니면 겹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할 뿐
어디 더 더 먼 곳에서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했으면 하고

자꾸 바라고 또 바랄 뿐
공유
2
시몬 글쓴이 2013.10.04. 09:58
누군가에게 겹....
시인의 따뜻한 가슴이 이렇게 가슴을 절절이 더듬네요
詩가 이렇게도 쓰여지는 구나..싶습니다
오작교 2013.10.04. 10:30
겹.
참으로 여유롭고 따뜻한 단어이지요.
지금은 가슴밖으로 튕겨져 나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詩입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103618 0
48 이설영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5.05.10.16:30 3270 0
47 안광수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5.01.22.16:33 2775 0
46 안광수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11.15.17:12 3141 0
45 장광웅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10.05.16:17 3594 0
44 조혜식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8.18.10:37 3810 0
43 장근수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7.25.16:49 3656 0
42 이달형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7.14.10:55 3554 0
41 신호균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6.01.10:16 3067 0
40 김천우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5.30.16:31 3388 0
39 이 현기 그리움
normal
斗 山 14.05.30.12:59 2702 0
38 이현기 그리움
normal
斗 山 14.05.29.14:13 2887 0
37 조한우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4.11.16:53 3065 0
36 양종영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4.04.12:26 2793 0
35 김종욱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3.13.10:36 2525 0
34 김정아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3.11.11.17:06 3413 0
33 김효태 그리움
normal
청풍명월 13.10.13.18:14 2965 0
32 여재학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3.10.04.13:02 3100 0
이 병률 그리움
normal
2
시몬 13.10.04.09:56 3139 0
30 롱 펠로우 그리움
normal
시몬 13.08.21.16:51 3166 0
29 도종환 그리움
normal
시몬 13.08.10.08:00 295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