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그리움

시몬 3160

2
시인이름 이 병률
겹 / 이병률




나에겐 쉰이 넘은 형이 하나 있다
그가 사촌인지 육촌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모른다


태백 어디쯤에서, 봉화 어디쯤에서 돌아갈 차비가 없다며
돈을 부치라고 하면 나에게 돌아오지도 않을 형에게
삼만원도 부치고 오만원도 부친다


돌아와서도 나에게 전화 한통 하지 않는 형에게
또 아주 먼 곳에서 돈이 떨어졌다며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다, 나는


나는 그가 관계인지 높이인지 혹은 그 이상인지 잘 모른다
단지 그가 더 멀리 먼 곳으로 갔으면 하고 바랄 뿐


그래서 오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고
십만원을 부치라 하면 부치며
그의 갈라진 말소리에 대답하고 싶은 것이다


그가 어느 먼 바닷가에서 행려병자 되어 있다고
누군가 연락해왔을 땐 그의 낡은 지갑 속에
내 전화번호 적힌 오래된 종이가 있더라는 것
종이 뒤에는 내게서 받은 돈과 날짜 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더라는 것


어수룩하게 그를 데리러 가는 나는 도착하지도 않아
그에게 종아리이거나 두툼한 옷이거나
그도 아니면 겹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할 뿐
어디 더 더 먼 곳에서 자신을 데리러 와달라고 했으면 하고

자꾸 바라고 또 바랄 뿐
공유
2
시몬 글쓴이 2013.10.04. 09:58
누군가에게 겹....
시인의 따뜻한 가슴이 이렇게 가슴을 절절이 더듬네요
詩가 이렇게도 쓰여지는 구나..싶습니다
오작교 2013.10.04. 10:30
겹.
참으로 여유롭고 따뜻한 단어이지요.
지금은 가슴밖으로 튕겨져 나간......

마음이 따뜻해지는 詩입니다.
고맙습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105452 0
296 김효태 기타
normal
청풍명월 13.10.16.16:24 3493 0
295 김효태 기타
normal
청풍명월 13.10.14.18:15 2805 0
294 도창회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10.14.10:49 2962 0
293 김효태 그리움
normal
청풍명월 13.10.13.18:14 2992 0
292 설기수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10.11.12:11 3226 0
291 김미경 가을
normal
데보라 13.10.09.00:02 2982 0
290 여재학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3.10.04.13:02 3125 0
이 병률 그리움
normal
2
시몬 13.10.04.09:56 3160 0
288 김경주 애닮음
normal
시몬 13.10.03.08:57 3330 0
287 요시노 히로시 사랑
normal
루디아 13.10.02.22:44 3181 0
286 한계순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9.27.12:20 3556 0
285 김지란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9.24.11:09 3380 0
284 나태주 기타
normal
시몬 13.09.12.09:19 3110 0
283 심보선 기타
normal
시몬 13.09.10.10:32 3124 0
282 이장욱 애닮음
normal
시몬 13.09.09.07:29 3092 0
281 김재두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3.09.06.11:23 2824 0
280 문정희 애닮음
normal
시몬 13.09.02.10:13 3423 0
279 김지란 기타
normal
바람과해 13.08.29.11:11 3004 0
278 이 석현 사랑
normal
시몬 13.08.27.07:02 3445 0
277 배 한 봉 기타
normal
루디아 13.08.26.22:48 278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