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애닮음

허물

루디아 3757

0
시인이름 정호승

허물              정호승

 

느티나무 둥치에 매미 허물이 붙어 있다

바람이 불어도 꼼짝도 하지 않고 착 달라붙어 있다

나는 허물을 떼려고 손에 힘을 주었다

순간

죽어 있는 줄 알았던 허물이 갑자기 몸에 힘을 주었다

내가 힘을 주면 줄수록 허물의 발이 느티나무에 더 착 달라 붙었다

허물은 허물을 벗고 날아간 어린 매미를 생각했던 게 분명하다

허물이 없으면 매미의 노래도 사라진다고 생각했던 게 분명하다

나는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허물의 힘에 놀라

슬며시 손을 떼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보았다

팔순의 어머니가 무릎을 곧추세우고 걸레가 되어 마루를 닦는다

어머니는 나의 허물이다

어머니가 안간힘을 쓰며 아직 느티나무 둥치에 붙어있는 까닭은

아들이라는 매미 때문이다

공유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시인이름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오작교 기타 태그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오작교 10.09.12.22:57 105445 0
356 양종영 기타
normal
바람과해 14.06.22.10:55 3671 0
355 장광운 희망
normal
바람과해 14.06.19.10:14 3316 0
354 김택천 기타
normal
바람과해 14.06.19.09:53 3835 0
정호승 애닮음
normal
루디아 14.06.17.22:08 3757 0
352 신호균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6.01.10:16 3086 0
351 김천우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5.30.16:31 3409 0
350 이 현기 그리움
normal
斗 山 14.05.30.12:59 2724 0
349 안광수 기타
normal
바람과해 14.05.29.17:57 2972 0
348 이현기 그리움
normal
斗 山 14.05.29.14:13 2913 0
347 장광웅 기타
normal
바람과해 14.05.16.10:11 3155 0
346 안광수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5.04.16:45 3174 0
345 성현 기타
normal
바람과해 14.05.03.10:35 3169 0
344 손연희
normal
바람과해 14.05.03.10:10 2788 0
343 김기린 기타
normal
루디아 14.05.01.22:50 2835 0
342 김선자
normal
바람과해 14.04.26.15:48 3171 0
341 홍연희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23.12:22 3125 0
340 김종욱 애닮음
normal
바람과해 14.04.13.16:43 3150 0
339 조한우 그리움
normal
바람과해 14.04.11.16:53 3090 0
338 김선자 기타
normal
바람과해 14.04.11.11:49 2685 0
337 최지은
normal
연지향 14.04.10.15:42 350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