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거울 오작교 오후의 입선(入禪)시간, 선실(禪室)에서 졸다가 대숲에 푸실푸실 싸락눈 내리는 소리를 듣고 혼침(昏沈-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점심공양 뒤 등 너머에서 땔나무를 한 짐 지고 왔더니 고단했던 모양이다. 입춘이 지나간 지 언제인데 아직도 바람 끝은 차고 산골에는 이따금 눈발이 흩날린다. 아까 산길에서 비전에 사시는 성...
빛과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