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뜰

오작교
다래헌(茶來軒)에서 살던 때였다. 뜰에는 몇 그루의 장미꽃이 피어, 담담하던 내 일상에 빛과 향기를 드리워주었다. 아침 이슬을 머금고 갓 피어난 한 송이 꽃을 대했을 때, 말문이 막히고 눈과 귀가 멀려고 했었다. 지극한 아름다움 앞에서 전율을 느끼던 그런 시절이었다. 장미 가시에 찔린 데가 덧나 사뭇 불안해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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