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기대다 오작교 가을바람이 선들거리면 불쑥불쑥 길을 떠나고 싶은 충동에 산거(山居)를 지키고 있기가 어렵다. 그리고 맨날 똑같은 먹이와 틀에 박힌 생활에 더러는 염증이 생기려고 한다. 다른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잘 지내다가도 해마다 10월 하순께가 되면 묵은 병이 도지듯 문득 나그네 길을 떠나고 싶다. 그날도 점심공양을 끝내고 ...
침묵에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