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계곡에서 / 우먼

햇살이 거드름을 피우는 한 낮
강은 물비늘 흔드는데
성질 급한 사람들은 벌써 금강에 섰다.
용머리 위에 행장을 풀고
먼저 물속으로 헤엄친다, 마음은.
바지와 팔소매를 걷어 부치고
물속을 본다.
엉금엉금 다슬기, 꼬리치는 송사리 떼
돌 틈에 숨은 빠가사리
어쩌다 들키면 긴 수염 하늘하늘
물살을 가르는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ㄱ자로 굽은 욕심은 허리 펼 줄 모른다.

하늘을 본다. 병풍처럼 두른
산봉우리가 곱다.
땀 냄새 베인 잎들이 용 비늘처럼
반짝이는 유월의 금강

벌써 가을 냄새가 난다.

2007.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