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쓴 편지 / 향일화


눅눅한
속살거림으로 뛰어내리며
大地에 닿아보려는
하늘의 속마음처럼

그대 너무 그리운 날엔
목젖이 붇도록 울 수 있는
차라리 빗물이고 싶었다

그대 품어야만 시작되는
몇 줄의 詩는
해질 만큼 마음 들춰 볼
그대 눈빛을 의식한
욕심의 언어는 아닐까?

오늘도 그대
내 맘속에서
함부로 뜯어낼 수 없는

그리고
최후의 순간에 버리는
소중한 이름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