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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엔 늘 어김없이 내리는 하아얀눈이 추억속에 내고향 동네 동구밖에도 하염없이 내리겠지 신작로 길따라 코스모스 필적에 나란히 손잡고 걷던 동심에 아이들은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아주옛날 눈오는날의 썰메를 메고 나서던 아이들은 뇌릿속에 그모습이 선명하게 보일듯한 겨울날 포근한 겨울이라지만 그해 겨울은 유난하게도 추웠단다. 동구밖 구불 구불 길따라 강아지가 뒤를 따르고 어깨에멘 썰메가 무거워만 보였지 논두렁을 넘어 미끄러지듯이 내달리던 썰매타는 풍경이 눈가에 스쳐가지만 짖궂은 녀석들은 썰매를 서서도 탓댔단다. 이제는 추억 저편으로 스멀거리듯이 사라지는 풍경에서 나이를 한살 더먹는 사람들에 회상같지만 그래도 어린시절이 고스란하게 남아있어 참 좋단다. 우리집 자식들도 그런 감정은 없을테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서정적인 그림이 감성에는 그만인것을 시멘트 문화의 단적인 병폐같단다. 아마 우리들 같은 애늙은이들의 추억속에는 동구밖에 오늘도 흰눈이 펄펄 내릴것만 같은 마음이라네 나의 시심이 지금과 같이 솓아 나옴은 유년과 소년시절의 고향이 가슴속에 꽉차 있음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