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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날아 고향으로  


"나 죽으면 화장해서 임진강에 뿌려라!"
"엄만 별 소릴 다해. 안 돼요!"
"왜 안 되냐?"
"엄마 보고 싶으면 어디로 찾아가?"
"임진강가에 오면 되지."
"강가 어디로?"
"아무데로나, 우리 엄마 여기 어디 있겠거니, 그렇게 생각해라."
"안 돼요. 어다든지 모셔 놓아야 해요."
"난 싫다. 금 항아리고 옥 항아리고 다 싫다.
그냥 훨훨 날아서 고향으로 갈 거다."

명절만 되면 반복되는, 칠순이 넘은 '실향민'인 엄마와 나의 대화다.
명절 때만 되면 눈물짓는 엄마, 철없던 어린 시절엔 그 모습이
늘 낯설었다. 6.25 때 혼자서 피난 온 이야기, 듣고 또 들어
나중엔 외울 지경이 되어 "응, 응..."하면서 흘려 넘겼다.
그러나 아이를 낳은 뒤, 아이으이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엄마의 그 고통을가슴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실향민'이라는 단어, 하도 들어서 이젠 별다른 감흥도
일으키지 못하는 그 단어 하나에 엄마가 평생 품고 다닌
그 깊은 그리움을 어찌 다 담을 수 있을까.
당신 돌아가신 뒤에 임진강에 뿌려달라는,
그 고집스러운 엄마의 소망. 겉으로는 "외 돼요!"라고
입을 삐쭉거리지만 속으로는  웅얼거린다.

"까짓거, 엄마 하고 싶은 대로 해줄게. 그래요 엄마.
훨훨 날아가요. 혹시 알아요? 외할머니 영혼이 지금도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계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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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로운 추석, 여유로운 마음

더도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넉넉한 마음으로
정도 나누고 사랑도 나누는
우리의 초대 명절 추석입니다.

정겨운 얼굴이 기다리는 고향에 가실 때는
손에 손에,마음과 마음에
사랑 가득 담아 가시고
삶의 보금자리로
돌아오시는 길에는
웃음 보따리에는 웃음 가득,
행복 보타리에는 행복 가득,
담아 오시는 풍요로운 추석
여유로운 추석 되시길 바랍니다.

올 추석에는 하늘엔 둥근 보름달이,
우리에겐 사랑의 보름달이.
그리고 세상에는 둥근 情이 뜨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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