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아/최상호


너 처음 세상 향해
눈 열려
분홍 커튼 사이로 하얀 바다 보았을 때



그때처럼 늘 뛰는 가슴 가져야 한다



까막눈보다 한 권의 책만 읽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



한 눈으로 보지 말고 두 눈 겨누어 살아야 한다



깊은 산 속 키 큰 나무에
혼자 서 있어도 화안한 자작나무 같이
내 아들아




그늘에서 더욱 빛나는 얼굴이어야 한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써보라고 하면 얼마나 될
까.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세 가지 말로 압축해 보라고 하면
무어라고 말할까.
"새롭고 아름다운 걸 바라보며 늘 가슴 뛰는 사람이 되어라." "한 눈으로
치우쳐 보지 말고 균형잡힌 눈으로 세상으로 보아라." "숲 속의 자작나무처럼
그늘에서 더욱 빛나는 사람이되어라." 이렇게 말해주는 아버지는 몇이나 될까.

"바다를 주름잡는 선장이 되어라." ' 이 나라에서 가장 공부한 똑똑한 인물이
되어라." "세상을 떠받치는 대들보가 되어라." 이렇게 말하지 않고, "깊은 산
속에서 혼자 있어도 화안한 자작나무같이 되어라."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아버지는 몇이나 될까.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