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장한몽(長恨夢) / 정원

(수일씨 수일씨 용서해주세요 제 진정은 그것이 아니에요
 
놓아라 이더러운 계집아 
김중배의 금강석 보석반지에 눈이 어두워
사랑하는 애인마져 헌신짝 같이 차버린다 말이냐  

수일씨! 그건 그건

아! 갈갈이도 찢어진 사랑이란다 
울고가는 순애야 저달도 흐렸구나  
3월 열나흗날 밤 저 달은 황금에 짖밟인
이!수일의 피눈물 인줄 알아라)
 
달빛잠든 부벽루 푸른난간에 기대서서
다시는 못올 내사랑 옛노래를 불러
옛노래를 불러 보련다

둘이만나 놀던곳 불러 보아도 속절없어
대동강 푸른물위에 피눈물이 넘쳐
피눈물이 넘쳐 흐른다

(목숨을 받친 사랑도 
사나이 칼날같은 마음엔 둘때가없다
에이! 더러운 계집아 가거라 가거라
골수에 맺친 원한은 매디매디 
능라도 기슭에 잠재워 마음껏 마음껏 울어라 
에이! 더러운 계집아)


대동강변 모란봉 춘풍추우도 몇몇해~냐
능라도 모래사장에 장부한을 실어 
장부한을 실어 보낸다


   장한몽(長恨夢) 저자(著者) 조중환

1913년 5월 13일에서 동년 10월 1일까지 매일신보(每日申報)
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일본작가 오자키 고요[尾崎紅葉]가 쓴 
금색야차(金色夜叉)를 번안한 연애소설이다. 

후반부에서는 작자의 창의가 가미되어 원작보다 내용이 풍부하다. 
1913년 11월 4일 임성구(林聖九)의 혁신단(革新團)이 상연하였고, 
1930년 12월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단행본으로 발행되어 
여러 판을 찍었다. 

주인공인 이수일(李守一)과 심순애(沈順愛)의 이름은 오늘날까지도 
유명하지만, 당시 여러 사람의 입에 자주 오르내려 사랑에 대한 
새로운 풍조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이와 같은 큰 인기에 힘입어 영화화, 혹은 가요화되기도 하였으며, 
15년에는 속편이 매일신보에 다시 연재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