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새생활 운동대


표어와 포스터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1950년대는 긴 전쟁으로 국토가 폐허가 되었고 국민의 절대다수가 기본적인 의식주도 해결하기 힘들었습니다. 전쟁 중에 쓰이던 철모, 군복, 군용전선, 탄피, 운주밀가루 포대, 깡통 등은 유용한 생활용품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1960~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질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장터 한 구석에는 찢어진 고무신을 때우고 구멍 난 냄비를 땜질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골목마다 리어카를 끌고 못 쓰는 양은그릇이나 빈병 삽니다하고 외치고 다니던 고물상. 커다란 대바구를 짊어지고 긴 집게로 폐지나 헌옷, 고철 등을 모으러 다니던 넝마주의 등은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었습니다. 헤져서 못 입게 된 어른 옷을 줄여 아이 옷을 만들고 조각난 헝겊 한 장도 모아두었다가 이어 붙여서 밥상보나 이불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전구를 집어넣고 구멍 난 양말을 밤늦도록 깁던 어머니들. 그야말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의 편리함에 익숙하고 멀쩡한 물건을 버리고 새로 사는 소비지향적인 생활패턴과 쓰레기문제로 몸살을 앓는 요즘, 그 시대의 또 다른 부산물인 각종 표어 들이 우리들의 지난 삶을 뒤돌아보게 만듭니다.


썩은 자는 유흥가로 애국자는 일터로


우리 모두 시간을 애껴 씁시다


아직도 시장에 가면 감자 1근 또는 포도 1관에 얼마라고들 하는데


요즘에 간첩신고하면 얼마?


요즘에는 출산율 떨어져서 큰 걱정인데…


콜라가 아니라 코라랍니다


부잣집 애들이 즐겨 먹는 과자였죠


화장품계의 일대 쎈세이숀…이라는 표현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껌이 현대인의 파트너?


맛조코라는 단어가 눈길을 끕니다


이 담배에 추억이 담긴 어른들이 많을 텐데…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