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정/안정희



      1.   바닷길로 한 나절 육로길로 반 나절
            날아가듯 떠나더니 바람처럼 가더니
            돌아 올 줄 모르네
            무심한 동백나무 가지 마다에
            어느새 꽃망울이 
            남의 속을 엿 보기나 했던것 처럼
            이다지도 붉게 이다지도 섧게 
            이다지도 애처롭게
            나를 닮아 서럽게 피네

      2.   다짐하고 또 하고 맹세하고 또 하고
            아쉬운듯 떠나더니 구름처럼 가더니
            소식 마저 끊겼네
            불타는 유자나무 가지 마다에
            어느새 영글었나
            남의 속을 짐작이나 하는것 처럼
            가지 마다 가득 나무 마다 가득 
            내 맘에도 하나 가득
            영글었네 그리운 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