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글 - 법정스님께서 남기신 글을 올립니다.

글 수 293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법정스님의 의자 1 file
오작교
1739   2022-08-06 2023-02-27 19:46
292 묵은 편지 속에서 1
오작교
161   2024-02-26 2024-02-26 11:17
이곳 두메산골에서 지내니 편지를 보낼 일도 없고 받을 일도 없다. 이 오두막이 행정구역상 어디에 소속되는지 아직도 나는 모르고 지낸다. 따라서 우편집배원이 찾아올 일도 없고 내가 우체국을 찾아갈 일도 없다. 이따금 소용되는 물건이나 옷가지를 챙기러...  
291 생각을 씨앗으로 묻으라
오작교
245   2023-12-15 2023-12-15 10:56
서울 구의동 동부 터미널에서 영동 지방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내 오두막으로 다시 왔다. 삶의 시작에는 늘 설렘이 따른다. 사람 그림자가 미치지 않은 텅 빈 산골짝을 찾아온 것은, 그 어디에도 매이고 싶지 않은 내 삶의 소망이다.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면서...  
290 화전민(火田民)의 오두막에서
오작교
411   2023-07-15 2023-07-15 15:03
이따금 어디론가 훌쩍 증발해버리고 싶은 그런 때가 있다. 허구한 날 비슷비슷하게 되풀이되는 무표정하고 무료하고 따분한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내 삶을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열망이 안에서 솟구칠 때면 어디론가 훌쩍 바람처럼 떠나고 싶다....  
289 책 머리에 1
오작교
479   2023-07-15 2023-07-15 14:18
양지쪽에 앉아 부엌 아궁이에서 재를 쳐내는 당글개(고무래)를 하나 만들었다. 땔감으로 지난 가을 읍내 제재소에서 구해 온 피죽 판자를 톱과 도끼만으로 똑딱거리면서 만들었다. 생활에 소용되는 이런 도구를 손수 만들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내...  
288 나의 애송시(愛誦詩)
오작교
375   2023-06-28 2023-06-28 09:33
심신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청마 유치환의 <심산(深山)>이라는 시다. 시가 뭣인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런 읽을 때마다 내 생활의 영역에 탄력을 주는 이런 언어의 결정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  
287 진흙 속의 연꽃
오작교
433   2023-06-28 2023-06-28 09:14
지난해 여름, 전람회에 다녀온 한 친구한테서 경복궁 연당(蓮塘)에 연꽃이 피었더라는 말을 듣고, 나는 그다음 날 아침 부랴부랴 경복궁으로 갔었다. 오로지 연꽃을 보기 위해서. 그것은 황홀했다. 연못에 가득 담긴 청청한 연잎, 그 잎새에서 분홍빛 연꽃이 ...  
286 그 여름에 읽은 책
오작교
363   2023-04-27 2023-04-27 15:36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못 받아놓고들 있지만 사실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부적당한 계절일 것 같다. 날씨가 너무 청청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엷어가는 수목의 그림자가 우리를 먼 나그넷길로 자꾸만 불러내기 때문이다.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서 책장이나 뒤...  
285 마른 바람 소리
오작교
420   2023-03-21 2023-04-27 15:54
여름의 지열을 식히기 위해 그랬음인지 가을비답지 않게 구질구질 내렸다. 날이 들자 숲에서는 연일 바른 바람 소리, 구에 들리기보다 옆구리께로 스쳐 가는 허허로운 바람 소리. 그토록 청정하던 나무들이 요며칠 사이에 수척해졌다. 나무들은 내려다볼 것이...  
284 탁상시계 이야기
오작교
375   2023-03-21 2023-03-21 08:10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눌 경우, 서투르고 서먹한 분위기와는 달리 속으로 고마움을 느낄 때가 있다. 이 지구상에는 36억인가 하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는데, 지금 그 중의 한 사람을 만난 것이다. 우선 만났다는 그 인연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같...  
283 새해에는 눈을 떴으면
오작교
508   2023-01-25 2023-01-25 09:23
우리들 벽에는 묵은 달력이 떼어지고 새 달력이 걸려 있다. 이렇게 또 새해가 우리 앞에 다가선 것인가. 사실은 세월이 오가는 게 아니라, 우리들 인생이 흘러가는 것이지만…. 새해가 돋았다고 해서 갑자기 우리들 생활에 어떤 이변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282 눈으로 하는 대화 1
오작교
487   2023-01-25 2023-02-04 17:16
사람들은 만나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의사를 전달하는 말의 기능을 새삼스레 의식하게 된다. 그러므로 말이 통하지 않을 때 우리는 단절의 아쉬움과 벽으로 가로막힌 답답증을 느낀다. 그런데, 그 말이 더러는 장바닥의 소음으로 들려올 때가 있다. 가령, ...  
281 일상의 심화(深化) 1
오작교
671   2022-12-08 2023-02-04 17:27
1 사람이 혼자서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자유로울 것인가. 부자유하다는 것은 무엇에 얽혀 있다는 말이고, 어디에 메어 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사람은 본질적으로 자기 밖의 타인이나 사물과 관계되어 있다. 우리들이 산다고 하는 것은 이러한 관계 속...  
280 나의 과외독서
오작교
555   2022-09-26 2022-09-26 10:57
지난해 가을, 그러니까 천고마비(天高馬肥)하고 등하가친(燈下可親) 한다는 그 독서의 계절에 나는 몇몇 대학의 법회에 나간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실례를 전제하면서, 요즘 동화를 읽고 있는 이가 있으면 손 좀 들어주겠습니까? 하고 알아보았다. 그러나 단...  
279 아름다움 - 낯 모르는 누이들에게 1
오작교
746   2022-08-02 2022-08-05 01:37
이 글을 읽어줄 네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슬기롭고 아름다운 소녀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쓴다. 슬기롭다는 것은, 그리고 아름답다는 것은 그 사실만 가지고도 커다란 보람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종로에 있는 제과점에를 들른 일...  
278 조조 할인
오작교
620   2022-07-11 2022-07-11 14:04
지난 일요일, 볼일로 시내에 들어갔다가 극장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장사진을 보고, 시민들은 참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낮의 뙤약볕 아래 묵묵히 서 있는 그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을 때 측은한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먼 길...  
277 나그네 길에서
오작교
747   2022-05-12 2022-05-12 09:02
사람들의 취미는 다양하다. 취미는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여백이요, 탄력이다. 그러기에 아무개의 취미는 그 사람의 인간성을 밑받침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개인의 신체적인 장애나 특수 사정으로 문밖에 나서기...  
276 무소유(無所有) 2
오작교
798   2022-04-27 2022-04-28 08:11
“나는 가난한 탁발승(托鉢僧)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腰布)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  
275 주말 인심(人心) 2
오작교
747   2022-04-27 2022-04-28 08:14
5월! 물감이 풀리는 계절, 메마른 가지에 안개 같은 연둣빛이 풀리는 그러한 계절이다. 5월의 수하(樹下-나무 아래)에 서면 인간이 초라해진다. 생기에 넘치는, 질서가 정연한, 그리고 화평한 수목(樹木)의 생태가 우리들 인간을 압도하고 있다. ‘어린이는 어...  
274 거리의 약장수 1
오작교
741   2022-04-15 2022-04-15 21:53
거리에서 약장수가 뭐라고 떠벌리고 있다. 침을 튀기며 만병통치를 외치는 그 둘레에는 으레 어수룩한 친구들이 걸음을 멈추고 소일하고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 만병통치약을 자신은 먹지 않고 거리에 내가 팔기만 할 경우, 그의 혈색과 더불어 우리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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