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그대도 상대도 아니며 오직 마음이 그럴 뿐입니다.

 

마음에 비친 분노라는 감정은 실체가 없어서 마치 영화관에서 스크린을 통해 보는 영상과 같습니다.

 

오래 전부터 선불교에서 내려오는 유명한 일화로, '풍번문답'이라는 6조 혜능 선사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펄럭이는 깃발을 보고 한 사람은 깃발이 움직인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바람이 깃발을 움직인다고 하는데, 이들의 말을 듣던 혜능 선사는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라고 하지요.

 

"깃발도 바람도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것은 그대들의 마음이다."

 

우리가 실제로 조노재한다고 믿고 있는 분노라는 감정도 알고보면 마음이 일으키는 속임수이며 환영에 불과합니다. 

 

  들숨 날숨에 하나,

  들숨 날숨에 둘,

  들숨 날숨에 셋,

  들숨 날숨에 넷,

  들숨 날숨에 다섯,

  들숨 날숨에 여섯,

  들숨 날숨에 일곱,

  들숨 날숨에 여덟

  들숨 날숨에 아홉,

  들숨 날숨에 열.

 

이렇게 열까지 수를 세며 호흡해 보세요.

모든 감정은 좋거나 나쁘거나

호흡하는 길을 따라

흘러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글 출처: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정목스님,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