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메마른 삶에 한 주걱 맑은 물이 되기를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졸업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12759

0

0

   졸업을 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건 낯선 언어를 쓰는 나라로 이민 가는 것 같다. 그 막막한 시간을 천천히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귀가 트이고 마음이 움직이는 때가 올 것이다.

 

 

   오래전, 먼 나라의 극장에서 자막 없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당연히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남들이 웃고 울 때 가만히 있으니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10분쯤 지난 뒤부터는 대사를 하나하나 이해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영화를 물끄러미 보았다. 섬세한 영화의 맛은 놓쳤을지도 모르지만 흐름은 이해가 되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르는데도 눈물이 있다. 언어를 몰라도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가 정말 좋은 영화가 아닐까? 가사를 몰라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노래가 좋은 노래인 것처럼.

 

   졸업을 하고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낯선 언어를 쓰는 나라로 이민 가는 것과 같다. 낯선 나라의 극장에서 친절한 자막도 없이 외국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는 뜻이다. 고독하고 낯선 그 상황을 가만히 받아들이면 어느 순간 귀가 트이고, 마음이 트이는 때가 올 것이다. 언어를 몰라도 가슴이 뭉클한 때가 오고, 대사를 몰라도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 그대를 찾아올 것이다.

 

 

글 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김미라, 쌤앤파커스)

공유스크랩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25
normal
오작교 22.04.13.18:55 11428
324
normal
오작교 22.04.05.20:45 13012
323
normal
오작교 22.04.05.20:37 12906
322
normal
오작교 22.03.30.10:00 12756
321
normal
오작교 22.03.24.15:04 23534
320
normal
오작교 22.03.21.14:32 21573
319
normal
오작교 22.03.21.14:09 23358
318
normal
오작교 22.03.17.11:25 12748
317
normal
오작교 22.03.17.11:19 13119
316
normal
오작교 22.03.17.11:11 12883
315
normal
오작교 22.03.06.11:01 12946
314
normal
오작교 22.02.24.20:12 11854
313
normal
오작교 22.02.24.20:00 11675
312
normal
오작교 22.02.19.19:06 13283
311
normal
오작교 22.02.18.09:29 13817
310
normal
오작교 22.02.17.08:34 13582
309
normal
오작교 22.02.13.15:02 13532
308
normal
오작교 22.02.10.09:18 13793
307
normal
오작교 22.02.05.20:38 12909
306
normal
오작교 22.02.05.20:16 14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