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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

오작교 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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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섣불리 도우려고 나서지 말라.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성급한 도움이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늘의 여러 별자리 가운데서

제자리를 벗어난 별을 보거든 별에게

충고하지 말고 참아라.

 

별에게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 밀지 말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시인이자 영화감독인 장 루슬로의 시입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그 사람을 성가시게 하거나 화나게 했던 적은 없는지요?

 

느리게 가는 달팽이를 보면 저런 속도로 어느 세월에 먼 길을 다 가겠는가 걱정하며 얼른 집어 옮겨주고 싶었던 적은 없으신지요?

 

달팽이의 속도가 인간의 눈으로 보면 참으로 더디고 답답해 보이지만 우주의 속도에서는 그것이 지극히 합당한 속도입니다.

 

모두 빠르게,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느릿느릿 걸음을 떼는 사람은 도태되기 삽상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빠르게, 빠르게, 그리고 돈은 많게, 많게, 명에는 더 높게, 더 높게 하고 원하지만 실제로 그것은 행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이지요.

 

늘 더 가지지 못해 안달하고, 늘 더 높이 오르지 못해 안달하지만 막상 그 자리에 가 보면 그보다 더 높은 자리와 그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순간 욕망은 다시 '더 빨리, 빨리'와 '더 높이, 높이' 그리고 '더 많게, 많게'를 외치며 달려가지요.

 

그렇게 달리고 그렇게 모으다가 제대로 한번 써보지도 못하거나 제대로 한번 높은 자리에서 세상을 위해 뜻을 펴보지도 못한 채 삶을 마치는 것인 인생입니다. 

 

강물이 느리게 흐른다고

강물의 등을 떠밀진 마십시오.

액셀러레이터도 없는 강물이

어찌 빨리 가라 한다고 속력을 낼 수 있겠습니까.

달팽이가 느리다고 달팽이를 채찍질하지도 마십시오.

 

우리가 행복이라 믿는 것은 많은 경우

행복이 아니라 어리석은 욕심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우주의 시계에서

달팽이는 느려도 결코 늦지 않습니다.

 

 

글 출처 :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정목스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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