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메마른 삶에 한 주걱 맑은 물이 되기를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가장 낮은 것 속에 들어 있는 높은 것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3915

0
   가장 낮은 것 속에 들어 있는 높은 것. 가장 넓은 것 속에 들어 있는 작도도 귀한 것. 가장 아픈 것 속에 들어 있는 황홀한 것. 가장 슬픈 것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것. 삶은 그런 이중주에 맞춰 걸어가는 행진이다.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그녀는 아주 특별한 경지를 느꼈다. 어느 따뜻한 휴양지에서 평화로운 낮잠을 자고 일어난 듯한 아늑한 느낌을. 동시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이칼 호 위를 맨발로 걷고 있는 것 같은 추위와 통증도 느꼈다. 한 몸으로 느끼는 극과 극의 느낌은 천천히 하나로 합쳐졌다. 아늑함은 점점 사라지고 추위와 통증이 더 커졌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녀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평온과 고통이 뒤섞이던 그 순간을.

   고통 속에서 평화로운 순간이 있다. 슬픔 속에도 무중력 상태의 우주인처럼 스스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자신을 느낄 대가 있다. 통증을 느끼는 가운데에도 잠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것 같은 ‘멈춤’의 순간이 있다. 극과 극을 오가는 느낌이 알려주는 특별한 경지가 있다. 삶에는 좋기만 한 것도 없고,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는 것을.

   가장 넓은 것 곡에 들어 있는 작고도 귀한 것.

   가장 아픈 것 속에 들어 있는 황홀한 것.

   가장 슬픈 것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것.

   삶은 그 이중주에 맞춰 걸어가는 행진이다.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김미라, 샘앤파커스) 中에서……
공유스크랩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37
normal
오작교 23.12.12.13:53 4509
436
normal
오작교 23.10.10.10:27 4736
435
normal
오작교 23.10.10.10:21 5382
434
normal
오작교 23.10.10.10:13 4316
433
file
오작교 23.09.04.11:21 4340
432
normal
오작교 23.08.16.10:01 4302
431
normal
오작교 23.08.16.09:27 4533
430
normal
오작교 23.08.16.09:14 4255
429
normal
오작교 23.08.11.10:31 4601
428
normal
오작교 23.08.11.10:25 4259
427
normal
오작교 23.07.22.11:37 4323
426
normal
오작교 23.06.28.10:12 3999
425
normal
오작교 23.06.22.13:56 4046
424
normal
오작교 23.06.22.11:38 4050
423
normal
오작교 23.06.20.10:04 3881
422
normal
오작교 23.06.20.09:46 4058
421
file
오작교 23.06.13.09:52 3718
420
normal
오작교 23.06.13.09:08 3999
419
normal
오작교 23.06.08.11:28 3875
418
normal
오작교 23.06.08.11:18 3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