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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버지란 글을 쓰면서도 /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오작교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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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들이 서재에서 글을 쓰고 있는 아버지에게 다가가 팔로 아버지의 목을 안고 키스를 하면서 같이 놀자고 졸랐다.

 

“아빠, 우리 같이 놀아요!”

 

아버지는 일을 방해 당한 것에 짜증을 내며 말했다.

 

“안 돼! 아빠 지금 글 쓰고 있잖니?”

“에이… 조금 있다가 쓰고 나랑 같이 놀아줘요! 예?”

“에이 참! 아빠 지금 글 쓰고 있다고 하잖아! 아빠가 글을 써야 우리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어!”

“…무‥무엇에 관해 쓰는 글인데요?”

“무슨 글이냐고? ‘좋은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제목의 글이야.”

“……?”

 

어린 아들은 문 밖으로 나가 쿵쾅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음날 늦은 시간에 젊은 아버지가 피곤하고 짜증난 상태로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섯 살 난 아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요?”

“그럼, 궁금한 게 뭔데?”

“아빠는 한 시간 동안 글을 쓰면 돈을 얼마나 버세요?”

 

아버지는 어제의 미안함이 있어서 다소곳이 대답했다.

 

“네가 정 알아야겠다면…. 한 시간에 2만 원 정도다.”

“아….”

 

아들은 고개를 숙였다가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빠, 저에게 만원만 빌려주실 수 있나요?”

 

아버지는 당황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서 말했다.

 

“네가 돈을 빌려달라는 이유가 군것질이나 하고 장난감이나 다른 쓸모없는 것을 사려는 것이라면 당장 네 방에 가서 잠이나 자. 나는 매일매일 너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힘들게 일하고 있어. 아버지가 한 시간에 돈을 얼마나 버는지 묻고 나서 네가 나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들은 말없이 방으로 가서 문을 닫았다.

 

아버지는 아들의 질문에 대해 생각할수록 화가 나는 것을 느끼며 앉아 있었다.

 

‘어떻게 돈을 빌리기 위해 감히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한 시간쯤 지나고 마음이 좀 가라앉자 자신이 어린 아들에게 좀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만원으로 꼭 사야할 뭔가가 있었던 것이겠지. 게다가 평소에 자주 돈을 달라고 하던 녀석도 아니었는데….’

 

아버지는 아들의 방으로 가서 문을 열었다.

 

“자니?”

 

“아뇨 아빠, 깨어 있어요.”

 

“오늘 좀 힘든 일들이 많아서 네게 화풀이를 했던 것 같구나. 자, 여기 네가 달라던 만원.”

 

아들은 벌떡 일어나서 미소 짓고는 소리쳤다.

 

“고마워요, 아빠!”

 

그리고 베개 아래에 손을 넣더니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지폐 여러 장을 꺼내는 것이었다. 아들은 돈을 천천히 세어보더니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가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돈이 있었으면서 왜 더 달라고 한 거냐?”

 

“왜냐하면 모자랐거든요. 그렇지만 이젠 됐어요.”

 

아들이 말을 계속 이어갔다.

 

“아빠, 이제 2만원이 있어요. 아빠의 시간을 한 시간만 살수 있을까요? 아빠와 같이 놀고 싶어요.”

 

글 출처 :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윤문원, 씽크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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