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바람 오는 길/ 정재삼
              당신이 오는 길 성하盛夏의 끝자락에 발목 잡혀 오던 길 돌리지 않으셨나 어이 이리도 종종걸음 깨금발로 띄어 놓아 시류는 가을인데 아직도 더운 바람 옷깃을 스쳐내네 창문 열고 하늘 보면 뭉게구름 뭉게뭉게 드높은 떠돌이 추색秋色이 완연한데 시원한 당신의 숨결 스치지 않고 간간히 귀뚜라미만 구슬피 우네. 울컥 당신을 기다리는 가슴 죄는데 중천에 뜬 달마저 갈바람 당신을 기다리며 비추네.

[M/ 로망스/ 유키구라모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