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술집아가씨의 어린왕자님..

김은희 470

2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까만 스타킹에 아슬 아슬한 미니스커트...

언제 까지 이런 생활을 계속 해야할까...

아직도 익숙치 않은 굽높은 구두...

어제 취해서 비틀거리면

돌아오다 삐꺽한게 아직두 고통스럽다..

휴~ 한숨...

움... 누구지?

멀리서 어떤 꼬마애가 나를 멀뚱멀뚱 바라본다...

췻! 짜식이 보는 눈은 있어가지구...

한번 피식 웃어주고는 길을 나선다...

별들도 숨어버린 밤하늘...

달 혼자 덩그란히 남겨서 오히려 더 처량해 보이는 밤...

오늘도 비틀비틀.. 나도 비틀.. 너도 비틀.. 세상도 비틀~

어라?

그런데 조고... 어서 많이본 물건인데...

오라~ 아침에 본 그 꼬맹이로군...

안녕~ 꼬마 늑대님~

너도 조금만 자라면 그들과 같아지겠지~ 히힉~

우~욱
~...
웩~

툭~툭~ 작은 손이... 내 등을 망치질한다...

전봇대를 움쳐쥐고 주져 앉은 내 등뒤로

환한 달빛을 등진

꼬마 아이가 보인다

"넌 누구니?..."

그냥 말없이 웃기만 하는 아이...

머리가 아프다..그놈의 술...아우~ 속이 쓰린다..

뭐라도먹어야 할텐데...

부시시한 모습으로 슬리퍼를 질질끌며 슈퍼로 향했다.

이것 저것 주섬 주섬 대충 집어들다가 문득..



그 꼬마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 꼬마... 그 늦은 시간에 그 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오늘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과자가 든 봉지를들고



한참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아인 오지 않았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오랜만의 휴일...

목욕탕에가려고 나오는데 멀리서 그 아이가 보인다..

왠지 많이 야위어 보이는 모습...


수줍은듯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는 아이...

그 아이에게 오라고 손짓하고는 전에 사두었던


과자봉지를 쥐어주었다...

한사코 받지 않으려고 손을 뒤로 숨기는 아이..
.

너무도 순진하고 귀여운

아이가...사랑스럽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집이 어디야?"

말없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은

언덕위에 있는 작은 성당...

아마도 고아인가보다...

"누나 목욕가야 하는데 같이갈래?"

농담으로 던진 한마디에



놀란 듯이

눈이 똥그래진체 고개를 젓는 아이가 너무 귀엽다.

" 그래... 그럼 안녕~ 담에 또 보자~"

멀어지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그 아이의 눈빛이 슬퍼보이건...



내 착각일까?

다음날... 밤이 다가오는 시각...

역시 그 아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무엇인가 할말이 있는듯...

내 앞에서 우물 쭈물 거린다...

"음... 누나한테 할말 있니? 누나 지금 바쁘거든?



빨리 말해줄래?"

잠시 결심을 한듯 결의에 찬 얼굴 표정을 짓고는..



알수 없는 손짓을 해덴다...

어디선가 많이 본 손짓들...

"그게 뭐야?.. 누나 모르겠다. 그게 뭔지..."

열심히 한 자기의 행동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울분(?)일까...

아이가 울먹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처음으로 그 아이가

입을 열었다...

"어버버... 버버.." 오~ 신이시여...

그 아인 끝네 울음을 터트렸고 나는 그저 그 아이를



안아주었을 뿐

어떤 말로도... 어떻게도... 해줄수 없었다...

까만 밤하늘을 가득채운 검은 구름...

그날 부터 퍼붓기 시작한 비는 끝네 장마가 되어 버렸다...

그 일이 있은후... 그 아이를 볼수 없었다...

아마도 지겹게 내리는 이 비 때문이리라...

비가 그치고... 햇님이 얼굴을 내민지 벌써 5일째...

어느샌가 나는 그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아무 의미없이 흘러가던 시간들을...

그 아이가 가득 채워준거 같은... 그런 느낌...

그리움 이란것도... 기다림 이란 것도...

그렇게 이주가 지나고...밤 늦게 돌아오는

그 골목에...그

아이가 서 있었다..

순간 난 뭔지 모를 뜨거운 것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것을 느꼈다...

흘러 내리는 눈물을 닥아내며 간신히 건넨 한마디...

"아... 안녕?"
묻고 싶은게 머리속에 가득한데...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그 아이가 말을 못한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 아이의 모습이... 평범한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란 것을

느껴서일까...

너무나도 헬쓱해진 모습...

"어디 아프니? 이시간에 여기서 뭐 하는거야?"

아이는 그저 웃기만 할뿐...

대답하고 싶어도 아마 할수 없겠지...

"자... 누나가 바래다 줄께 어서 가자... 혼자 여기 있으면서

무섭지 않았어?"

내말에 그저 고개만 좌우로 돌리는 아이...

뒤로 두 손을 숨긴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자... 어서 집에 가야지... 다들 걱정 하실거야...

자.. 어서"

내가 내민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이...

그러다... 무엇인가를 내 손에 올리고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달려간다...
훗!... 아픈건 아닌가 보구나...

왠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쥐이준 그것을 보았다...

작은 도화지에 그려진.공주님의 그림...

그리고 그 아래 꼬불거리는 글씨로 써진

몇마디의 말..

.

.

.

.

"누나는 공주님 같아요."..

.

.

.

.

그날 나는 달빛 아래서...한없이 울었다...

왜 그랬을까?...그냥... 그 아이의 마음이

나를 슬프게 했다...

너무나도 순수한 마음이...

오랜만에 들어보는 성당의 종소리...

평소엔 그 소리에 잠에서 깨면 짜증만 났는데 왠일인지



너무나도 아름답게만들려왔다...

그런데... 평일에도 종소리를 들었던가?

이유는 알수 없었지만...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곳에 있으면서도 처음으로 가보는 성당...

성당 옆쪽으로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 그 아이도 있겠지

아마 내가 온걸 알면 그 아이가

놀래겠지?...

그런데 왜...

다들 두손에 하얀 꽃을 들고 있는걸까?..왜지?

왜?...

"저... 무슨 도와드릴 일이라도..."

어느새 다가온 나이 많은 수녀님...

"아... 예... 그냥... 저... 그런데 무슨 일이 있나보죠?"

"그러시군요... 오늘 작은 생명 하나가 주님의 곁으로

떠났지요..."

어?... 어?...

"저... 혹시... 혹시... 말 못하던... 그... 그 아이? 아니겠죠?"

"어떻게 아시죠?... 혹시 [인연]이가 말하던 그 분이신가요?"

"[인연]... 그 아이의 이름이 [인연]인가요?"

"예... 불쌍한 아이죠... 태어난지 얼마 안되서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지금까지

살아온게 기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그 아인 심한



병을 앓고 있었답니다..."

오~ 신이시여...

바람이 불어와 어느샌가 흘러버린 내 볼의

눈물들을 떨구워간다..

"이렇게 오신거...

그 아이 마지막 가는길 인사나 해주시지요..."

작은 몸뚱이가 나무로 만든 관 속에 누워있다...

그 위로 친구들이 놓아준 꽃들이 그 아이에게 안녕 이라

말한다..

.

.

.

.

눈물이 흐른다...

더이상 나올 눈물 조차 남지 않을 만큼의

눈물이...

멀리 떠나가는 그 아이를 뒤로하는 내게

수녀님께선 말씀 해주셨다..

동화 책속에서만 보던 공주님을 보았다고...

꿈속에서도 그리던 공주님을 보았다고...

그 날 이후로 우울해하기만 하던 아이가

활기를 찾았었다고...

아마도... 그 아인 행복한 꿈을 꾸면서

잠들었을거라고...

그날 이후... 나는 화장을 하지 않았다...

더이상 짧은 치마도 입지 않았다...

더이상 추하게 살순 없었다..

그 아이가 밤하늘의 달빛이 되어 나를 지켜볼테니...

말로만 듣던 어린 왕자란 책을 샀다...

늦게까지 일을 마치고 조금씩 읽기 시작한 그 책...

아마도 내게 있어 그 아인

.

.

.

.

이 책속의어린 왕자가 아니었을까...


*


공유
2
나그네 2005.10.22. 21:15
빨간 립스틱.. 까만 스타킹..좀 촌스러운 차림이네여..
바로 접니다..........꼬마늑대..?..저 아닙니다
암튼 고운영상 재밌는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즐건 휴일 되십시오~` ^^*
유리 2005.10.23. 10:05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려있다.

슬픈 인생이란 생각이 드네요.
마음까지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thank you~,,

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삭제

"술집아가씨의 어린왕자님.."

이 게시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 게시판 에디터 사용설명서 오작교 12.06.19.11:12 50718
공지 카페 등에서 퍼온글의 이미지 등을 끊김이 없이 올리는 방법 2 오작교 10.07.18.20:19 68985
공지 이 공간은 손님의 공간입니다. WebMaster 10.03.22.23:17 75857
1779
normal
메아리 05.10.22.03:08 355
1778
normal
세븐 05.10.21.20:55 310
normal
김은희 05.10.21.12:26 470
1776
normal
하늘생각 05.10.21.16:32 307
1775
normal
꽃향기 05.10.21.13:31 308
1774
normal
이필원 05.10.21.12:49 309
1773
normal
이정자 05.10.21.10:28 334
1772
normal
고등어 05.10.21.09:43 310
1771
normal
다*솔 05.10.21.09:09 307
1770
normal
대추영감 05.10.21.07:33 307
1769
normal
메아리 05.10.21.03:49 307
1768
normal
김미생-써니- 05.10.21.03:35 310
1767
normal
이정자 05.10.20.21:13 308
1766
normal
소나기 05.10.20.20:14 308
1765
normal
들꽃 05.10.20.15:42 353
1764
normal
장호걸 05.10.20.12:43 500
1763
normal
다*솔 05.10.20.09:35 414
1762
normal
초이 05.10.20.09:17 307
1761
normal
niyee 05.10.20.05:38 374
1760
normal
메아리 05.10.20.04:07 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