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가도

글 /이병주

언제부터인가 
더 숨기기가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묻어 두려 했지만
겨울이 가고 
촉촉이 내린 봄비는
억누르고 있는 흙더미를 
봄바람에 하나씩 부수고 있으니까요

참아온 지난날을 잊으려 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가슴에 남아 있는 그대 향한 마음은
봄꽃에 사로잡혀 여기저기 피어나는 꽃처럼
오늘도 불타오르고 있으니까요.

이제 다시시작 하렵니다.
숨기지 않고 참지도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