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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빛깔 - 좋은글

하은 690

9



내 짝꿍 크레파스는 36색이었습니다.
크레파스 통도 아주 멋졌습니다.

손잡이가 달려 있는 가방을 펼치면
양쪽으로 나뉜 플라스틱 집에

36개의 가지각색의 크레파스들이
서로 빛깔을 뽐내며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금색, 은색도 있었습니다.

내 크레파스는 8색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종이 상자에
골판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누워 있는 내 크레파스...

짝꿍이 36가지의 색 중
어떤 색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난 8가지 색을 골고루 색칠하고도
비어 있는 도화지를 놓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내 그림에도
빛나는 황금색을 칠한다면 정말이지
금빛 은빛 세상이 될 것만 같았습니다.

그 날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난 짝꿍처럼 엄마 손에
금반지를 그려 드리지는 못할지라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보라빛의 블라우스를
입혀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없이 파란색으로
엄마의 블라우스를 칠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추워 보였습니다.

다시 따뜻해 보이는 빨간색으로
그 위를 덮었습니다.

그 순간....
블라우스는 보라빛으로 변해 있었고
엄마는 눈부시게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 했습니다.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어 할머니가 좋아하는
주황색 감도 그릴수 있었고

초록색과 노란색으로는
파릇파릇 연두빛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는
짝꿍의 크레파스가..
금색, 은색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는
요술쟁이 크레파스가 있었으니까요.

그날  난
못나게만 보였던 내 8색 크레파스를 통해서
소중한 삶의 비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지금 내 삶에도
화려한 빛깔의 많은 크레파스는 없습니다.
물론 금색, 은색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게 있는 자그마한 빛깔로
소박하지만 따사로운 색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빛깔로
삶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크레파스는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다 만들어 내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을 다 지울 수 있는
전지전능의 마법사였지요.


우리의 삶은 어떤 색갈을
갖고 있을까요
나머지 인생은 또 어떤 색으로 물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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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별빛사이 2008.01.30. 10:58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나의 삶은 어떤색 일까???
아마 제3자 가 봐주셔얄듯...
온통 물들어~ 표현 못할 색일런지도...
욕심만큼은....산뜻한 색상였으면....
8색 크레파스 한참 음미해 봅니다.
오작교 2008.01.30. 11:36
가끔은 아주 가끔은
우리네 세상살이를 색깔로 바꾸어 보곤 합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만나면
"지금 저 사람들의 가슴은 무슨 색일까?"하는 생각도 해보구요.

지금까지의 색깔보다는
앞으로 남은 시간들의 색을 더욱 더 아름답게 칠해보고픈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요?
尹敏淑 2008.01.30. 12:05
하은님!!

이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난 과연
8가지색으로 다른색을 만들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을까.
36가지 색상만 부러워하며 사는건 아닐까

난 얼마나 많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사는지
반성하게 하는 좋은글을 읽으며
앞으로의 인생 삶의 색깔은
멋지게 칠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고운초롱 2008.01.30. 17:05
울 이쁜 하은온니.

안뇽?
겁나게 방가랑~^^..~
구레셩 요로케~ㅎ ↓↓
초롱이의 이쁜 맘 전해 드려야징~

에고
초롱이는
옴마의 생신날
차비만 받아가꼬 내려와서 구럭칭
에고~
요술쟁이 크레파스도 업써가꼬..........ㅎ
엄마의 블라우스에 파란색두 못칠하고.....ㅋ
에고...부끄러랑

나의색깔은??
마니 반성하고 갑니다욤~
암튼~
사랑 행복 아름다운 날들이 되시어욤~*^^*

울 이쁜 하은온니~!완죤 ~살흥해욤~방긋
하은 글쓴이 2008.01.31. 05:11

별빛사이님의 색깔은 분명히 산뜻한 색상일꺼예요.
이 크레파스는 요술장이라서
본인이 원하는 색깔로 바뀌거든요.
하은 글쓴이 2008.01.31. 05:16

오작교님 저의 마음도 같아요.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색깔보다는
앞으로 살아갈 나의 삶을
남들이 보아서도 내가 보아서도 정말
마음에 드는 그런 색깔로 바꾸고 싶어요.
오작교님도 분명히 마음에 꼭드는 그런 삶을 살아 가실꺼예요.
하은 글쓴이 2008.01.31. 05:21

장태산님 앞으로의 인생 삶의 색깔은 멋질꺼예요.
사람들은 살면서 참 많은 시행착오를 하면서 사는것 같아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빛깔이 마음에 들지 안아도
이제부터라도 장태산님도 좋아하시는
보라색빛의 삶을 사시기 바래요.
저도 그럴꺼니까요.
하은 글쓴이 2008.01.31. 05:27

고운초롱님 이렇게 이쁜꽃 주셔서 고마워요.
저 꽃많큼 고운초롱님은 삶의 빛깔이 아름다우실꺼예요.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질 안아요.
엄마한테 매일 전화해 드리세요.
이 크레파스는 요술장이라서 그 사람을 닮아간답니다.
고운초롱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Ador 2008.01.31. 07:21
하은님~
이 아침에 읽는 어른 동화 한 편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군요~
늦었지만, 이 크레파스로 인생을 처음부터 다시 칠하고 싶네요~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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