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밥과 잠과 그리고 사랑 / 김승희

빈지게 2178

1

2



밥과 잠과 그리고 사랑 / 김승희


오늘도 밥을 먹었습니다.
빈곤한 밥상이긴 하지만
하루 세 끼를.
오늘도 잠을 잤습니다.
지렁이처럼 게으른
하루 온종일의 잠을.
그리고 사랑도 생각했습니다.
어느덧 식은 숭늉처럼 미지근해져 버린
그런 서운한
사랑을.

인생이
삶이
사랑이
이렇게 서운하게 달아나는 것이
못내 쓸쓸해져서
치약 튜브를 마지막까지 힘껏 짜서
이빨을 닦아 보고
그리고 목욕탕 거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바라봅니다.

자신이 가을처럼 느껴집니다.
참을 수 없이 허전한
가을 사랑
하나로.

그래도 우리는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영원의 색인을 찾듯이
사랑하는 사람 그 마음의 제목을 찾아
절망의 목차를 한 장 한 장
넘겨 보아야

따름이
아닌가요.


신고공유스크랩
2
오작교 2005.05.27. 13:38
언제나 변함없이 한 지게의 짐을 지고 오시는 님.
한 짐의 詩 잘 담습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5.05.28. 07:46
오작교님!
늘 감사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167172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178980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195800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196778 0
113
normal
빈지게 05.06.07.13:17 2105 +14
112
normal
빈지게 05.06.07.08:44 2116 +1
111
normal
옹달샘 05.06.06.21:13 2130 +3
110
normal
빈지게 05.06.06.09:54 2104 +14
109
normal
빈지게 05.06.04.11:17 2111 +2
108
normal
cosmos 05.06.04.02:32 2130 +3
107
normal
개암 05.06.03.20:31 2133 +3
106
normal
빈지게 05.06.02.00:48 2140 +5
105
normal
Together 05.06.01.15:49 2266 +2
104
normal
빈지게 05.05.31.22:42 2120 +4
103
normal
빈지게 05.05.31.17:16 2154 +1
102
normal
최백주 05.05.31.00:01 2131 +3
101
normal
빈지게 05.05.30.22:29 2172 +1
100
normal
김남민 05.05.30.16:40 2125 +2
99
normal
빈지게 05.05.29.20:51 2139 +1
98
normal
청하 05.05.28.19:50 2132 +1
97
normal
빈지게 05.05.28.07:47 2139 +1
96
normal
김남민 05.05.27.14:49 2120 +1
95
normal
cosmos 05.05.27.10:57 2155 +10
normal
빈지게 05.05.27.09:00 217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