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오늘은 아무 것도/황동규

빈지게 1929

0

0



오늘은 아무 것도/황동규



오늘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침에 편지 반 장을 부쳤을 뿐이다
나머지 반은 잉크로 지우고
'확인할 수 없음'이라 적었다
알 수 있는 것은 주소 뿐이다
허나 그대 마음에서 편안함 걷히면
그대는 무명씨(無名氏)가 된다
숫자만 남고
가을 느티에 붙어있는
몇 마리 까치가 남고
그대 주소는 비어 버린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에 소금 친 물을 마셨을 뿐이다
우리에 나가
말 무릎 상처를 보살펴 준다
사면에 가을 바람 소리
울타리의 모든 각목(角木)에서 마음 떠나게 하고
채 머뭇대지도 못한 마음도 떠나고
한치 앞이 캄캄해진다
어둠 속에
서서 잠든 말들의 발목이 나타난다

내일은 늦가을 비 뿌릴 것이다
신고공유스크랩
0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159562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171356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188174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189039 0
333
normal
빈지게 05.10.13.00:43 1928 0
332
normal
빈지게 05.10.13.00:34 1927 +4
331
normal
우먼 05.10.13.00:07 1671 +1
330
normal
김일경 05.10.12.22:21 1632 +5
329
normal
전윤수 05.10.12.11:22 1643 +2
328
normal
하늘빛 05.10.12.10:22 1917 +1
327
normal
빈지게 05.10.12.10:08 1675 +2
326
normal
김남민 05.10.11.19:55 1891 +1
325
normal
고암 05.10.11.18:18 1921 0
324
normal
빈지게 05.10.11.10:46 1827 0
323
normal
하늘빛 05.10.11.10:10 1897 0
322
normal
하늘빛 05.10.11.10:09 1717 +2
321
normal
우먼 05.10.11.00:55 1898 +1
320
normal
빈지게 05.10.10.22:58 1912 +7
319
normal
빈지게 05.10.10.09:15 1923 +1
318
normal
빈지게 05.10.10.09:15 1891 +1
normal
빈지게 05.10.10.09:14 1929 0
316
normal
빈지게 05.10.10.09:14 2287 +2
315
normal
빈지게 05.10.10.09:09 1921 0
314
normal
바위와구름 05.10.09.11:02 2021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