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李相潤


키가 채송화처럼 작은 그녀는 가수다
시골 아낙네나 어린 아이들도 다 할 수 있는
그 흔한 춤도 하나 출 줄 모르는 오직
노래만 하는 가수다
그렇지만 나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그녀가
노래하는 것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저 작은 몸에서 어쩌면 저렇듯 큰 힘이
쑥쑥 솟아날 수가 있을까
그녀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목숨을 바쳐
치열한 전투를 하는 것 같다 노래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도 빈틈도 찾을 수가 없다
전투는 언제나 싸워서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하여
피를 흘린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는 날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꽃잎처럼 붉다
나는 언젠가 그녀의 노래에 반해서 나도 모르게
노랫말을 하나 써 보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텔레비전을 치우면
그녀는 늘 너무 먼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나의 시도 그녀의 노래 하나처럼
속까지 진득하게 붉어질 수가 있을까
전투를 하는 간절함으로 그렇게 시를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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