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을 지나며 / 조병화


아직도 하얗게
잔설이 남은 숲길을 걸어서
절로 올라가면

그곳, 어디메에서 들려오는
어머님의 기침 소리

생시에 듣던 그 기침 소리지만
어머님과 나 사이는 저승과 이승이다

멀리 숲 위에 봄냄새 나는
붉은 해는 솟아 오르고
나의 이 이승의 길은 아직 안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