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몸/ 길상호
감자의 몸/ 길상호
감자를 깎다 보면 칼이 비켜가는
움푹한 웅덩이와 만난다
그곳이 감자가 세상을 만난 흔적이다
그 홈에 몸 맞췄을 돌맹이의 기억을
감자는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벼랑의 억센 뿌리들처럼 마음 단단히 먹으면
돌 하나 깨부수는 것 어렵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뜨거운 하지夏至의 태양에 잎 시들면서도
작은 돌 하나도 생명이라는
뿌리의 그 마음 마르지 않았다
세상 어떤 자리도 빌려서 살아가는 것일 뿐
자신의 소유는 없다는 것을 감자의 몸은
어두운 땅 속에서 깨달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웅덩이 속에
씨눈이 하나 옹글게 맺혀 있다
다시 세상에 탯줄 댈 씨눈이
옛 기억을 간직한 배꼽처럼 불거져 있다
모르는 사람들은 독을 가득 품은 것들이라고
시퍼런 칼날을 들이댈 것이다
an
2006.04.04. 09:18
세상 어떤 자리도 빌려서 살아가는 것일 뿐
자신의 소유는 없다는 것을 감자의 몸은
어두운 땅 속에서 깨달은 것이다..
이 의미있는 구절에서 눈길이 한참을 머물었다..
난 언제 쯤이면 깨닫게 되는 걸까..
thanks 빈지게칭구~!
an 칭구!
칭구는 젠즉 많이 깨닫고 계시겠지요?
언제나 생각이 깊고 넉넉하신 것을 보
면 말예요.
여기는 아침부터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답니다.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
랍니다. 칭구!
古友 2006.04.04. 14:36
그 홈에 몸 맞췄을 돌맹이의 기억을
감자는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들 잊습니다.
그리곤, 이내 아쉬워 하게되고.....
언제나 깨달을까 ! 근디 같이 올려진 이 음악은 왜 이리 아픈지...
감자는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들 잊습니다.
그리곤, 이내 아쉬워 하게되고.....
언제나 깨달을까 ! 근디 같이 올려진 이 음악은 왜 이리 아픈지...
푸른안개 2006.04.05. 01:11
의미 깊은 시한수 즐감하고 갑니다.
감자의 몸에서 험난한 세상 사는
모습을 비춰볼수가 있네요.
이리 밀리고 저리 넘어지면서
그래도 인내하며 삶을 영위해 나가는
아름다운 우리들의 모습을...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감자의 몸에서 험난한 세상 사는
모습을 비춰볼수가 있네요.
이리 밀리고 저리 넘어지면서
그래도 인내하며 삶을 영위해 나가는
아름다운 우리들의 모습을...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