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6.04.30 00:43:08 (*.87.197.175)
1286
4 / 0



"소나기" "독 짓는 늙은이" 등 주옥 같은 소설로 유명한 우리
문학의 거목 황순원 선생. 선생은 그의 소설에서 느겨지듯 정
이 많았고 소박한 삶을 즐겼다.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그는 늘
자신의 옆에 술 한잔을 더 따라 두었다. 누군가 그 까닭울 묻
자 선생이 대답했다.

"친구 응서의 잔이라네. 오늘처럼 술을 마시면 그와 함께 술잔
을 비우던 때가 그립네그려." 먼저 떠나간 친구를 그리워하는
그의 정겨운 마음은 주위 사람들에게 작은 울림을 남겼다.

선생의소박한 성품은 그가 세상을 따난 뒤, 아들 황동규 시인이
발표한 시로 더욱 유명해졌다. 그는 가족들에게 상자를 유산으
로 남겼다. 인생의 선배이자 문학의 스승인 아버지를 잃은 슬픔
에 황동규 시인은 한 달을 훌쩍 넘긴 뒤에야 상자를 열어 보았다.

그런데 상자를 본 황동규 시인은 후두둑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상
자 속에는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던 포도주, 셔츠, 사진 등 아버지
의 청혐한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황동규 시인은 그런 아버
지를 추억하며 쓴 시 한편을 문학잡지 "현대문학"에 발표했다.

'부동산은 없고/ 아버지 유산으로 내리신 동산(動産) 상자 한 달
만에 풀어보니/ 마주앙 백포도주 5병,/ 호주산 적포도주 1병,/
안동소주 400cc 1병,/ 짐빔(jim beam) 반 병/ 품 좁은 가을꽃 무
늬 셔츠 하나,/ 잿빛 양말 4컬레,/ 그리고 웃으시는 사진 한장..
."

-"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 중에서-
댓글
2006.04.30 02:04:56 (*.16.115.36)
Jango
빈지개님^^
이제 마무리에 인사드립니다.
이 시와 어울리는지는 몰라도 예전에 독짓는 늙은이란 영화는 봤는데
혹시 그 내용과 같은지 흡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잘 다녀갑니다. 편히 쉬세요.
댓글
2006.04.30 10:10:01 (*.87.197.175)
빈지게
네.. 장고님! 감사합니다.
님께서도 즐거운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4.30 11:25:19 (*.176.172.137)
반글라
빈지게 방장님^^
좋은 유일입니다.
오늘은 산행을 않하시나요?...

문뜩 '아버지의 유산'이란 제목을 보고
혹~ 재산 싸움일까... 궁금했는데...
소설의 대가이신 황순원님의 아드님께서
올린글이네요.

황순원의 소나기하면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거의 다 알고 있겠지만...
황동규시인 그분도 익히 들어 알았습니다.
역시 문학을 하는사람들의 마음은...
그렇게 아름다운것 인가봅니다.

오늘 하루도 편안한 시간을 보내세요.
댓글
2006.05.01 11:10:47 (*.159.174.197)
빈지게
반글라님!
어제 오후에 가까운 산에 잠깐 다녀 왔습
니다. 즐거운 한주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댓글
2006.05.02 10:58:16 (*.26.214.73)
古友
그냥,
쪼간 슬퍼졌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75362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86127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02796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03476  
2052 2006년 진주 남강유등축제
고암
2006-10-14 1221 3
2051 아침에 마시는 커피와 같이/오광수 5
빈지게
2006-10-13 1023 4
2050 여자들은 왜 이런다요.. 4
야달남
2006-10-13 3465 118
2049 코스모스 17
cosmos
2006-10-13 1341 21
2048 벤취에서 맞선 보던날^^ 2
깜씨
2006-10-12 1011 1
2047 시 월 - 류 시 화 1
김만식
2006-10-12 1229 3
2046 Kiss of Fire ! 10
길벗
2006-10-12 1247 2
2045 ***초대합니다*** 20
尹敏淑
2006-10-11 1213 6
2044 가슴에 피는 꽃
포플러
2006-10-10 1300 1
2043 저물어가는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고암
2006-10-09 1152 4
2042 그 돌/황동규 1
빈지게
2006-10-09 1146 4
2041 감출수없는 마음
김 미생
2006-10-08 1225  
2040 풀벌레 우는 가을 밤
바위와구름
2006-10-08 948 2
2039 가을의 바람 10
반글라
2006-10-08 1303 24
2038 에러 테스트용 8
오작교
2006-10-07 1280 3
2037 기러기 아빠! 3
새매기뜰
2006-10-06 1152 2
2036 즐거운 추석 잘 보내세요 1
고암
2006-10-04 939 5
2035 ♣ 풍요롭고 넉넉한 추석 되십시요! ♣ 2
간이역
2006-10-04 1023 5
2034 추석 2
강인숙
2006-10-04 1184 4
2033 즐거운 명절 되십시오. 1
시김새
2006-10-03 986 3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