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모퉁이/안도현

빈지게 1532

1

2

모퉁이/안도현

모퉁이가 없다면
그리운 게 뭐가 있겠어
비행기 활주로, 고속도로, 그리고 모든 막대기들과
모퉁이 없는 남자들만 있다면
뭐가 그립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계집애들의 고무줄 끊고 숨을 일도 없겠지
빨간 사과처럼 팔딱이는 심장을 쓸어내릴 일도 없었을 테고
하굣길에 그 계집애네 집을 힐끔거리며 바라볼 일도 없었겠지

인생이 운동장처럼 막막했을 거야

모퉁이가 없다면 핸들을 어떻게 멋지게 꺾었겠어
너하고 어떻게 담벼락에서 키스 할 수 있었겠어
예비군 훈련가서 어떻게 맘대로 오줌을 내갈겼겠어
먼 훗날, 내가 너를 배반해볼 꿈을 꾸기나 하겠어
모퉁이가 없다면 말이야

골목이 아냐 그리움이 모퉁이를 만든거야
남자가 아냐 여자들이 모퉁이를 만든거지




-좋은생각 06. 12월호에서-

신고공유스크랩
2
우먼 2006.11.19. 15:10
안도현님 시를 보고 있노라면 무릎이 탁! 쳐집니다.
언젠가 아이를 데리러 학원에 갔다가 학원 책장에 끼워져 있던 안도현님의 시집을 보고
반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 밑에 "바닷가 우체국"이란 제목의 시가 가장 많이 인상에 남았었는데
오늘 이곳에서 다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좋은 시는 언제 보아도 색다르고 감칠맛이 납니다.

빈지게 오라버님!
덕분에 일요일, 좋은 시 두편 감상 잘 했습니다.
빈지게 글쓴이 2006.11.19. 22:29
우먼님!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밤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174945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186816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203727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204643 0
2153
normal
물레방아 06.11.22.18:45 1536 +17
2152
normal
간이역 06.11.21.17:07 1693 0
2151
normal
빈지게 06.11.21.11:24 1608 +2
2150
normal
빈지게 06.11.21.10:53 1527 0
2149
normal
반글라 06.11.20.20:26 1555 +2
2148
normal
꾸미 06.11.20.19:06 1523 0
2147
normal
오작교 06.11.19.17:47 1617 0
2146
normal
미소 06.11.19.20:15 1597 0
2145
normal
바위와구름 06.11.19.11:41 1609 +5
normal
빈지게 06.11.19.09:40 1532 +1
2143
normal
빈지게 06.11.18.22:50 1243 +2
2142
normal
하늘정원 06.11.17.18:14 1471 +6
2141
normal
빈지게 06.11.17.14:02 1324 +2
2140
normal
빈지게 06.11.17.13:52 1515 +2
2139
normal
강바람 06.11.17.12:16 1541 +4
2138
normal
또미 06.11.17.09:53 1537 +2
2137
normal
김미생-써니- 06.11.16.14:57 1565 +1
2136
normal
빈지게 06.11.16.11:49 1537 0
2135
normal
고암 06.11.16.10:37 1614 0
2134
normal
간이역 06.11.15.11:10 1337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