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종류의 글이라도 제한없이 올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눈쌀이 찌뿌러지는 글이나 미풍양속에 반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합니다.
  • 돌아가기
  • 아래로
  • 위로
  • 목록
  • 댓글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

녹색남자 1605

0

3
 








[ 백두산 - 고은 ]


모든 산들을 저 아래에 두고
몇억만년 지나도록
아직껏 이것은 산이 아니었다

오 너 백두산
그토록 오래된 나날이건만
새로이
네 열여섯봉우리 펼쳐라





장군봉 망천후 사이
성난 노루막이 비바람쳐
가까스로 날라가버릴 몸뚱어리 버티고 선
내 불쌍한 발밑조차
보이지 않아 캄캄하지만
수많은 어제였던 오늘이었고
내일이어야 할 오늘이었다





활짝 펼쳐라
여기 억만년 세월의 가슴 있다면
그 가슴 삼아
열여섯봉우리
네 이름을 부른다





열여섯봉우리
스물여섯봉우리에 걸어
이 나라 시원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너를 부른다





목 놓아
너를 부른다
푸른 피 엉겨
푸른 피 엉겨
너를 부른다





장군봉이여
백운 관면봉이여
삼기봉이여
천활 지반 왕주 제운봉이여
와호 고준 자하봉이여
화개 철벽 용문봉이여
관일 금병봉이여





오늘 네 이름을 부르고 부른다
네 이름 불러
하늘의 물
자손만대로 나아가는
천지여
네 거룩하지 않을 수 없는 이름 부른다





그리하여 백두산 열여섯 봉우리의 나라
동방 옛 조선 이래
끝없이 앞을 향하여 가고 있다
그토록 숨돌릴 겨를 모르던 침노
한사코 물리쳤다





여기 백두산
힘찬 아기처럼 쩌렁쩌렁 울어대는 환희일진대
눈부시어라

그날을 네 아름다운 이름으로 불러
어서 오라
어서 오라 춤추는 빛발 아니고 그 무엇이리





여기
백두산 열여섯봉우리에 이어
삼천리 강도
수수천만 온갖 산 온갖 봉우리
온갖 골짜기
그 이름을 부른다





지난 날 이 겨레 극심하게 잃은 것들
기어이 찾아내는 기쁨으로
이름 없는 모든 것 다
이름 붙여
그 이름 새로 부른다





이 나라 온통 하나의 백두산인 그날을
네 이름으로
네 이름으로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른다
이여
이여
이여
이여
이여…
신고공유스크랩
3
늘푸른 2007.01.17. 19:32
아름다운 영상과
고운글에 한참동안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녹색남자님!
하은 2007.01.18. 06:14
너무 아름다운 백두산에 취해서 한껏 즐기고 갑니다.
녹색낭자님 정말 좋은구경 감사합니다.
패랭낭자 2007.01.30. 20:33
2004년 서파에서 -북파로 8월 여름 날 산악대원들과 12시간 비를 맞으며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악천후 속 등정길이 뇌리 속에 환합니다
고행 길이여도 지나고 나면 아름다운 추억만 남는듯합니다
억수로 고생하며 완주한 다음의 환히라니~~~~~~
기회있으면 지옥 고생함은 뒤로하고 다시 한 번 꼭 가 보고싶은 백두산입니다
댓글 등록
취소 댓글 등록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삭제하시겠습니까?

목록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오작교 22.04.26.16:57 175003 0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오작교 14.12.04.10:33 186861 0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오작교 14.01.22.17:09 203775 0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13.06.27.09:38 204688 0
2273
normal
abra 07.01.19.16:59 1236 +7
2272
normal
고암 07.01.19.14:21 1494 0
2271
normal
촹혼의 신사 07.01.19.11:11 1347 0
2270
normal
간이역 07.01.18.02:55 1215 +6
2269
normal
尹敏淑 07.01.17.18:32 1223 +1
2268
normal
또미 07.01.17.12:47 1249 0
normal
녹색남자 07.01.17.12:17 1605 0
2266
normal
늘푸른 07.01.16.10:15 1531 0
2265
normal
빈지게 07.01.15.23:02 1184 +4
2264
normal
그리운사람. 07.01.15.18:52 1213 +2
2263
normal
바위와구름 07.01.13.14:40 1511 0
2262
normal
빈지게 07.01.12.11:31 1184 +2
2261
normal
동행 07.01.12.07:31 1508 0
2260
normal
尹敏淑 07.01.11.19:19 1431 +3
2259
normal
고암 07.01.11.13:39 1450 +7
2258
normal
김미생-써니- 07.01.11.04:18 1528 +11
2257
normal
빈지게 07.01.10.20:31 1504 +1
2256
normal
빈지게 07.01.09.14:12 1214 +7
2255
normal
李相潤 07.01.08.14:36 1588 +10
2254
normal
aaa 07.01.08.01:54 130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