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습니다.

글 수 4,852
2008.11.16 17:46:27 (*.87.197.43)
1113
8 / 0



가을날에는/최하림


물 흐르는 소리를 따라 넓고 넓은 들을 돌아다니는

가을날에는 요란하게 반응하며 소리하지 않는 것이 없다

예컨대 조심스럽게 옮기는 걸음걸이에도

메뚜기들은 떼지어 날아오르고 벌레들이 울고

마른 풀들이 놀래어 소리한다 소리물은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시간속으로 흘러 간다 저만큼 나는

걸음을 멈추고 오던 길을 돌아본다 멀리

사과밭에서는 사과 떨어지는 소리 후두둑 후두둑 하고

붉은 황혼이 성큼성큼 내려오는 소리도 들린다

댓글
2008.11.16 20:14:13 (*.105.214.122)
동행
하늘 구부정하게 내려앉아 쓸쓸한 날
마지막 가는 가을이 내 곁에 앉는다.
스산한 바람이 더듬고 가는 들녘에
나를 부르는 언어가
지친 삶의 표정으로
외로운 그리움의 언저리에 붙들려
발돋움하며 그림자가 한 뼘씩 길어지고
병이 깊은 노을은 끊임없이
허물어지고 바다에 빠져 출렁인다.
가냘픈 한 가닥의 기억 속으로
나는 연민하여 떠날 수 없는
삶의 길목에 서성이고
죽음과 밤이 때묻은 세상을 향해
피워 올리는 향불에 그을리고
흘러가는 것들 속에서
내 자신의 노래를 부르나니
하루해가 내리는 이유를 알겠다.
가을이 깊어 병든 이유를 알겠다.
나는 사랑하고 헤매이며
깊어가는 가을 속에 묻히고 있나니
스러져가는 모든 것들로
나는 깨어나고 있어라.
번호
제목
글쓴이
공지 우리 홈 게시판 사용 방법 file
오작교
2022-04-26 106875  
공지 테이블 매너, 어렵지 않아요 2 file
오작교
2014-12-04 118232  
공지 당국이 제시한 개인정보 유출 10가지 점검 사항 4 file
오작교
2014-01-22 135087  
공지 알아두면 유익한 생활 상식 7
오작교
2013-06-27 135693  
3612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0선(펌) 6
별빛사이
2008-11-20 1377 9
3611 사랑도 우정도 늘 처음처럼(부산의 풍경들) 8
보름달
2008-11-20 1236 9
3610 작은 보석 2
돌의흐름
2008-11-20 1096 9
3609 만나고 헤어짐의 인연속에 8
보름달
2008-11-18 1095 10
3608 韓國의 亭子 4
장길산
2008-11-18 1218 7
3607 고사목/이성부 2 file
빈지게
2008-11-18 1421 9
3606 세상에 들려주고픈 야기 1
돌의흐름
2008-11-17 1466 7
가을날에는/최하림 1
빈지게
2008-11-16 1113 8
3604 ★2007 Autumn Best MutiPoem 2
산들애
2008-11-15 1450 11
3603 가을.그대 그리움으로 물들때면 3
은하수
2008-11-15 1120 11
3602 소중히 하려면.....? 6
별빛사이
2008-11-15 1279 12
3601 어느 친구의 국화축제 6
보리피리
2008-11-14 1112 2
3600 달팽이의 열정 5
보름달
2008-11-14 1472 5
3599 철길을 닮아가라 3
장길산
2008-11-13 1231 7
3598 ★즁년의 부는 바람★ 4
레몬트리
2008-11-13 1237 6
3597 웃는 얼굴로 바꿔 보세요 6
좋은느낌
2008-11-13 1413 8
3596 존재, 그 쓸쓸한 자리 / 이해인 3
오두막집
2008-11-12 1129 3
3595 환장/김용택 5 file
빈지게
2008-11-12 1385 5
3594 낮추면 높아진다 6
돌의흐름
2008-11-11 1464 3
3593 울엄마 10
여명
2008-11-11 1169 7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