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양손에 붙들고 있...
지금 양손에 붙들고 있는 핸들을 놓으면,
차에서 내려 몇 걸음만 걸으면 저 풍경과 다정하게 결합할 수 있을 것이다.
촉감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결을 쓰다듬으며, 감싸 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그런 축복은 허락되지 않는다.
친밀감이 오히려 두려운 세상이다.
그래도 가끔 생각한다.
차를 몰고 가다 가끔 아름다운 풍경과 만났을 때
차를 버리고 하염없이 걸어서 풍경 저편으로 사라지는 그 순간을...
신경숙 / '자거라 네 슬픔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