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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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직하게 말하죠.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혼자 잠들고,
혼자 잠깨고, 혼자 술 마시는
저 일인분의 고독에 내 피가 길들여졌다는 것이죠.
나는 오로지 어둠 속에서
일인분의 비밀과 일인분의 침묵으로
내 사유를 살찌워 왔어요.
내게 고갈과 메마름은 이미 생의 충분조건이죠.
난 사막의 모래에 묻혀
일체의 수분을 빼앗긴 채 말라가는 죽은 전갈이죠.
내 물병자리의 생은 이제 일인분의 고독과 일인분의 평화,
그리고 일인분의 자유를 나의 자연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니 당신은 지금까지 그랬듯이 거기에 서 있으면 됩니다.
어느 해 여름 우리는 바닷가에서
밤하늘에 쏟아져내리는 유성우를 함께 바라봤지요.
그 때 당신과 나의 거리,
너무 멀지도 않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그 거리를 유지한 채
남은 생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일인분의 고독 / 장석주
다 바람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 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 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 뜨리 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 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게 좋아.
다 바람같은거야 / 묵연스님
나 혼자 버거워 껴안을 수조차 없는 삶이라면
적당히 부대끼며 말없이 사는거야
그냥 그렇게 흘러가듯이 사는게야
인생이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 말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모두가 똑같다면 어떻게 살겠어
뭔지 모르게 조금은 다를거라고 생각하면서 사는게지
단지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사는게
또 우리네 인생이지
숨가쁘게 오르막길 오르다 보면 내리막길도 나오고
어제 죽을듯이 힘들어 아팠다가도
오늘은 그런대로 살만해 어제의 일은 잊어버리며 사는게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어
더불어 사는게 인생이지
나 혼자 동떨어져 살 수만은 없는 거잖아
누군가 나의 위로가 필요하다면
마음으로 그의 어깨가 되어줄 수도 있는 거잖아
그래 그렇게 사는거야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싶어지면
마음속에 가두어둔 말 거짓없이 친구에게 말하면서
함께 살아가는거야
그래 그렇게 살아가는거야
좋은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