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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목숨

동행 1964

3
신동집

   목숨

 

    /신동집

 

 

   목숨은 때묻었다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살아서 죽음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억만광년(億萬光年)의 현암(玄暗)을 거쳐

   나의 목숨 안에 와 닿는

   한 개의 별빛

 

   우리는 아직도 포연(砲煙)의 추억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따뜻이 체온에 젖어 든 이름들

 

   살은 자는 죽은 자를 증언하라

   죽은 자는 살은 자를 고발하라

   목숨의 조건은 고독하다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나의 뒤 저편으로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어느 하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모양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나의 백조(白鳥)는 살아서 돌아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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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명 2008.07.03. 10:32
어제도,오늘도 읽고 또 읽고는
아무말도 못하고 돌아섭니다.
동행 글쓴이 2008.07.03. 15:29
여명누님,
살다보면 그런거 있지요.
뭐라고 말하려는데
가슴만 답답한 거 말이지요.

그냥 침묵하는 것도 좋은 언어지요.
가슴에 담아두는 거 말이지요.
언젠가 봇물이 터질 때까지...
Ador 2008.07.20. 06:15
많은 것을 생각케하는 글이군요~
조국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아니면 지키지 못하리라 자원하여 산화하신 이들 앞에
잔뜩, 죄지은 마음으로 앉아 있습니다.

사상이니, 이념이니.....
보고 읽기에 껄그러운 단어들은 이면에 감추고,
목숨바쳐 구한 나라를 어지리는 위정자들에게 쏟아붓는 힐난과 통탄도 봅니다.
가슴 가득 무거운, 슬픔이 올라옵니다.

태픙이라 하여도 더 뜨거운 기상 현상을 설명하는 기상 캐스터의 말이
웃으개처럼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잘보았습니다. 동행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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