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샘터

메마른 삶에 한 주걱 맑은 물이 되기를
  • Go Back
  • Down
  • Up
  • List
  • Comment

가장 낮은 것 속에 들어 있는 높은 것 /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오작교 8445

0

0
   가장 낮은 것 속에 들어 있는 높은 것. 가장 넓은 것 속에 들어 있는 작도도 귀한 것. 가장 아픈 것 속에 들어 있는 황홀한 것. 가장 슬픈 것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것. 삶은 그런 이중주에 맞춰 걸어가는 행진이다.

   마취에서 깨어나면서 그녀는 아주 특별한 경지를 느꼈다. 어느 따뜻한 휴양지에서 평화로운 낮잠을 자고 일어난 듯한 아늑한 느낌을. 동시에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바이칼 호 위를 맨발로 걷고 있는 것 같은 추위와 통증도 느꼈다. 한 몸으로 느끼는 극과 극의 느낌은 천천히 하나로 합쳐졌다. 아늑함은 점점 사라지고 추위와 통증이 더 커졌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그녀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평온과 고통이 뒤섞이던 그 순간을.

   고통 속에서 평화로운 순간이 있다. 슬픔 속에도 무중력 상태의 우주인처럼 스스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자신을 느낄 대가 있다. 통증을 느끼는 가운데에도 잠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 것 같은 ‘멈춤’의 순간이 있다. 극과 극을 오가는 느낌이 알려주는 특별한 경지가 있다. 삶에는 좋기만 한 것도 없고,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는 것을.

   가장 넓은 것 곡에 들어 있는 작고도 귀한 것.

   가장 아픈 것 속에 들어 있는 황홀한 것.

   가장 슬픈 것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것.

   삶은 그 이중주에 맞춰 걸어가는 행진이다.

글출처 : 삶이 내게 무엇을 붇더라도(김미라, 샘앤파커스) 中에서……
ShareScrap
0
Add Comment
Cancel Add Comment

Report

"님의 댓글"

Report This Comment?

Comment Delete

"님의 댓글"

Are you sure you want to delete?

List

Share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429
normal
오작교 23.08.11.10:31 8416
428
normal
오작교 23.08.11.10:25 8383
427
normal
오작교 23.07.22.11:37 8616
426
normal
오작교 23.06.28.10:12 8495
425
normal
오작교 23.06.22.13:56 8561
424
normal
오작교 23.06.22.11:38 8447
423
normal
오작교 23.06.20.10:04 7767
422
normal
오작교 23.06.20.09:46 9132
421
file
오작교 23.06.13.09:52 7284
420
normal
오작교 23.06.13.09:08 8901
419
normal
오작교 23.06.08.11:28 7320
418
normal
오작교 23.06.08.11:18 7381
417
normal
오작교 23.06.01.10:47 7472
416
normal
오작교 23.06.01.10:36 7733
415
normal
오작교 23.05.19.13:25 7353
414
normal
오작교 23.05.02.10:44 7446
413
normal
오작교 23.05.02.09:43 7442
412
normal
오작교 23.05.02.08:50 7735
411
normal
오작교 23.05.02.08:22 7412
410
normal
오작교 23.04.21.19:44 7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