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우리
      지난날의 슬픈 눈물 보이지 말자.
      이제껏 걸어온 길도 돌아보지 말고
      결코 부끄럽지 않은 모래 위 발자국과
      눈물에 젖어 기도하던 기억도 지우자.


      손에 잡힐 듯 멀어져 간 그 바닷가 파도의
      핏발 선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자.
      담담하게 아침을 보낸 그날처럼
      곧 다가올 저녁 만찬을 위해
      우리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과 손을 잡자.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 우리
      함께 살아 온 날들의 아픈 사슬을 끊자.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 보냈던 날처럼
      오랜 그리움의 그늘을 훌훌 털어 버리자.


      지금 우리를 있게 한 소중한
      지난날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다가오는 소박한 순간을 희망으로 맞자.


      나무 끝에 닿지 않는 부끄러운 손을 거두고
      아직 손에 든 뜨거운 욕망을 내려놓는  
      기쁨의 시간이 내게 있음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