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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국땅, 한 도시...

오작교 0
낯선 이국땅, 한 도시의 시청앞에서
낯선 사람들이 저마다 옷깃을 스치며 지나쳤을 법한 거리에
낯선 악사들의 연주가 가장 슬픈 삶과 닮아 있어
낯선 나를 보며 울었다.

낯선 얼굴들은 한번쯤 멈춰서서
가장 슬픈음(音)으로 가슴 속 깊은 상처를 어루만졌다.

그리곤 영원히 머물 수 없는 그곳을
영원히 정지할 것처럼 박혀있다가
자신들만의 선율을 주워담으며 휘적휘적 떠났다.

뒤돌아서 걷는 거리엔
미쳐 다 울지못한 웃지못한 삶의 한이
울음으로 웃음으로 이러저러한 애환과 비애가
곳곳을 메우며 절규하고 있었지.

잃어버린 삶의 음(音)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그곳에서
인생은 거리를 떠도는 노래였다.

휘언[輝彦] / 거리를 떠도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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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있어 헤어짐을 ...

오작교 0
만남에 있어 헤어짐을 걱정하듯이 어리석은 일은 없지만.
아무리 눈물겹도록 사랑하는 이와의 만남도
하다 못해 죽음으로라도 결말은 이별이기에
나 진실로 그대가 나의 곁에 있어 주기를 원할 때
그대 꼭 멀어져야 한다면
소유만은 사랑이 아니기에
나는 그대의 행복을 바라며 멀어지려 합니다.

가끔씩은 그대 그리움에 눈물 아니 감추고,
멍하니 하늘을 원망하고,
또 다른 이와의 만남에 있어서도
두려움으로 쉬이 다가서지 못하는 모습.

그 모습을 가지며 이 세상을 살아간다 해도
그대 어디선가 행복한 모습으로
미소지으리란 상상만으로 나도 미소짓고,
그래도 풀지 못할 사랑이라면,
못 다한 사랑 눈물로 그려 가슴으로 부르렵니다.

나 한순간의 아픔에 그대를 잡으려는 것은 진정 아니기에
이처럼 애가 타지만,
이미 저 멀리 스쳐 버린 당신의 모습 붙잡으려 해봐야 남는 것은
나 자신의 초라함과 가슴속에 커지는 아픔뿐인 것을,
지금은 울어버리겠습니다.

단 한순간이라도 그대를 사랑했다 해도 아픔은 커다란 것.
이미 가득 찬 그대의 모습이지만,
훗날 그대와 나의 타인 된 미소를 위해
지금은 울어버리겠습니다.

생에 있어 단 한사람만을 나를 다해 사랑하고 싶었는데
그것 역시 남들이 말하는 나르시즘일 뿐이었고,
모든 사람 앞에 대범할 수는 있어도
단 한사람 앞에서는 대범할 수 없는 내 모습.
그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나의 모습이
눈물이 나도록 밉습니다.

진실로 원하는 것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
나 그대를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지만,
지금 나에게 바른 용기는 아무리 아파도 잊어야 하는 용기뿐,
그대를 더 원한다 해도 우린 아파해야 할 날들이
사랑할 수 있는 날보다 많아질 것 같습니다.

어찌하여 내겐 이다지도 시린 가슴으로
사랑 아닌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지
해맑은 미소로 선뜻 대답을 내리지 못하고,

손 마디마디가 시려 아픔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음에
여윈 가슴이나마 그대를 포옹하려 하지만
이별도 사랑의 과정임을 알기에
차가운 나의 체온에 그대 마저 눈물지을까 두렵습니다.

가끔씩은 노을 물든 하늘을 보며
추억 모퉁이로 떠오는 그대의 모습.
제발 영원히 아름답고, 소중했던 모습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고,
우리에게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은 까닭에

이 젊음 가슴 에이는 아픔을 아픈 심장으로 소화하고
이 기억의 아픔이 조금은 사그라져
지난날의 조그만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때쯤
더 성숙되고,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영원히 행복할 수 있고,
축복 받을 수 있는 진정한 동반자를 만나게 되기를
작은 마음 모아 기도하겠습니다.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까닭에
아무리 아니고 싶은 일도
울음을 삼키며 행해야 할 때도 있고,

자신의 아픔이며, 고통.
결국은 남이 아닌 자신이 풀어야 할 것들이기에
스스로의 아픔을 성숙으로 인정해야 하며,

나 아닌 남으로 인해 생이 바뀌어 나갈 때마다 흥분한다면
인생은 온통 흥분만으로 가득 찰 것 같기에
울음으로 헤어진 만남일지라도
그 언제 우연으로라도 마주선다면
그나마 작은 미소를 건넬 수 있는 여유를 배우렵니다.

아! 이젠 그대와 나.
모진 얼굴로 서로를 외면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아픔에 가슴을 치며 울어야 할 모습을 나 가지겠지만,
후회만은 않으렵니다.

후회 속의 모습으로는
가슴속으로 멍울 지는 지울 수 없는 아픔만이 남는것.
그것은 사랑은 아니기에......
다만 진정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럼, 사랑 한이여.
소망 다해 사랑 한이여.
안녕히 가십시오

소망 다해 사랑 한이여.. /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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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인해 그대가 아플...

오작교 0
나로 인해 그대가 아플까 해서 나는 그대를 떠났습니다.
내 사랑이 그대에게 짐이 될까 해서 나는 사랑으로부터 떠났습니다.

그리우면 울었지요.
들개처럼 밤길을 헤매 다니다, 그대 냄새를 좇아 킁킁거리다
길바닥에 쓰러져 그대로 잠이 든 적도 있었지요.

가슴이 아팠고, 목이 메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대는 가만 계세요.
나만 아파하겠습니다.

사랑이란 이처럼 나를 가두는 일인가요.
그대 곁에 가고 싶은 나를 철창 속 차디찬 방에 가두는 일인가요.
아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풀었다 가두는 이 마음의 감옥이여.

마음의 감옥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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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늦지 않았다.지금...

오작교 0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흰 캔버스 위에 색을 입히고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자화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건 나이가 몇이건 간에,
불행하고 스스로 심신이 만신창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우리의 초상은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그 그림을 완성해 주기를 기다린다.

진저 히스 / 여자들의 인생 제2막 / 인생의 그 어떤 일도 늦은 것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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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오작교 0
그 한번의 따뜻한 감촉
단 한번의 묵묵한 이별이
몇 번의 겨울을 버티게 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활짝 활짝 문 열리던 밤의 모닥불 사이로

마음과 마음을 헤집고
푸르게 범람하던 치자꽃 향기,
소백산 한쪽을 들어올린 포옹,
혈관 속을 서서히 운행하던 별,

그 한번의 그윽한 기쁨
단 한번의 이슥한 진실이
내 일생을 버티게 할지도 모릅니다.

겨울사랑 / 고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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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절망이라 말하...

오작교 0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그대 마음의 눈녹지 않는 그늘 한쪽을
나도 함께 아파하며 바라보고 있지만
그대여 우리가 아직도 아픔 속에만 있을 수는 없다.

슬픔만을 말하지 말자.
돌아서면 혼자 우는 그대 눈물을 우리도 알지만
머나먼 길 홀로 가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지 않는가.

눈물로 가는 길, 피 흘리며 가야 하는 길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밤도 가고 있는지
그대도 알고 있지 않는가.

벗이여 어서 고개를 들자.
머리를 흔들고 우리 서로 언 손을 잡고 다시 일어서 가자.
그대여 아직도 절망이라고만 말하지 말자.

그대여 절망이라 말하지 말자 / 도 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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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빠르다는 것은 ...

오작교 0
세월이 빠르다는 것은 누구나 느끼고 있는 사실이죠.
나이를 먹으면 그 사살이 더욱 확연해집니다.

프랑스 로망롤랑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인생은 왕복표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한번 출발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무심결에 잊고 지내왔던 말이어서
그런지 우리 가슴에 따끔한 충고로 다가옵니다.

지금도 우리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언제라도 쉽게 돌아올 듯이 가볍게 가고 있습니다.
이 길로 가는 것이 맞는지, 이사람과 함께 가도 괜찮은지,
우리는 여러 가지 것을 생각해봐야 하는데도
기분에 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합니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아, 그때 그 사람 얘기를 듣는 것이 아닌데' 하면서 후회하게 되지요.
그때 비로소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큰 상실감과 견딜 수 없는 불행을 느낌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행보는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해야 합니다.
인생길은 다시 되돌아올 수 없는 일방통행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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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은 서로 만나고 싶...

오작교 0
철길은 서로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열차를 보내기 위해서는 철길은 서로 만나서는 안된다.
슬프지만 이대로 견딜 수밖에 없다.

철길 같은 사람들이 있다.
만나고 싶지만 만나서는 안되는 그런 사람들이 있다.
슬프지만 철길처럼 힘겹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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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은 애초에 나의 ...

오작교 0

그것들은 애초에 나의 것이 아니었으니
잠시 내 품에 머물다 가버린다 한들 아쉬워하지 않으리.

사람의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푸르게 자란 믿음의 풀들을 하나 하나 베어버린들
내 그것들을 연연해하지 않으리.

애초에 나와 더불어 함께 할 것이었다면 번민도 없었으려니와
잠시의 기쁨이 내게서 멀어져 간들 안타까워하지 않으리.

품으려 한들, 아쉬워 한들
애초에 나의 것이 아니었으니
허탄한 데 뜻을 두어 무엇하리요.

한인순 / 애초에 나의것이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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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선 안 될 사랑은...

오작교 0

사랑해선 안 될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요.
나이에 걸맞지도 않는 이 설레임은 무엇일까요.
당치도 않은 이 가슴앓이는 어디에서 온 걸까요.

사랑이란 팻말을 들고
수 많은 사람들의 물결 속에 홀로 서 있는다는 건
또 얼마나 외로운 것일까요.

비 속의 음악이 답(答)을 해준 적은 한번도 없었지만,
그대를 위한 호흡을 잠시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가슴 떨리지만 따뜻한 고백을 하고 싶은 날...
비처럼 음악처럼 그리움으로 얼룩진 마음만이
한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시간들이 모여 사는 우리들의 구름같은 삶 속에서
그 어떤 영원(永遠)을 향한 뜨거운 가슴이
아직은 살아있다고 믿고 싶은 시간입니다.

비처럼 음악처럼 / 안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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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골목길이 어스름 속...

오작교 0
긴 골목길이 어스름 속으로
강물처럼 흘러가는 저녁을 지켜본다.

그 착란 속으로 오랫동안 배를 저어
물살의 중심으로 나아갔지만,
강물은 금세 흐름을 바꾸어 스스로의 길을 지우고
어느덧 나는 내 소용돌이 안쪽으로 떠밀려 와 있다.

그러고 보니,
낮에는 언덕 위 아카시아숲을
바람이 휩쓸고 지나갔다,

어둠 속이지만 아직도 나무가
제 우듬지를 세우려고 애쓰는지
침묵의 시간을 거스르는 이 물음이
지금의 풍경 안에서 생겨나듯
상상도 창 하나의 배경으로 떠오르는 것,

창의 부분 속으로 한 사람이
어둡게 걸어왔다가 풍경 밖으로 사라지고
한동안 그쪽으로는 아무도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람의 우연에 대해서 생각하지만
말할 수 없는 것,
침묵은 필경 그런 것이다.


나는 창 하나의 넓이만큼만 저 캄캄함을 본다.
그 속에서도 바람은 안에서 불고 밖에서도 분다.

분간이 안 될 정도로 길은 이미 지워졌지만
누구나 제 안에서 들끓는 길의 침묵을
울면서 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침묵 / 김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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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있는 시간은 쓸쓸...

오작교 0
홀로있는 시간은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호수가된다.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나 속의 나를
조용히 들여다 볼수있으므로.

여럿속에 있을때 미쳐 되새기지 못했던
삶의 깊이와 무게를
고독속에 헤아려볼수 있으므로.

내가 해야할일 안 해야 할 일 분별하며
내 밀한 양심의 소리에
더 깊이 기울일수 있으므로.

그래 혼자 있는 시간이야 말로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여럿속의 삶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고독속에 나를 길들이는 시간이다.

고독을 위한 의자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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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많은 사람들 사연...

오작교 0
슬픔 많은 사람들 사연 한 가지씩 떼어내서
하늘에다 묻어 두면
헝클어져 다 풀어내지 못한 사연들
그만 비 되어 내린다

젖은 몸 마르는거야 잠시라지만
손바닥만한 가슴 하나 쉽사리 마르지 않더라

그대를 떠나 보내고 눈치 채이지 않게
한참을 달려와 뒤돌아보면
언제나 떠나주지 않고 서성이는 이름 하나

당신의 베갯머리에
무수히 쏟아져 함께 누웠어야 할 나의 말들이
오늘은 차마 비 되어 내리는가.

비 오는날의 독백 / 허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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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오작교 0
자기 인생의 의미를 볼 수 없다면
지금 여기, 이 순간, 삶의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많은 빗나간 길들을 걸어 왔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절벽을 올라왔음도 알아야 한다.
그 상처, 그 방황, 그 두려움을
그 삶의 불모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지치고 피곤한 발걸음들이 없었다면
오늘날 이처럼 성장하지도 못했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도 갖지 못했으리라.

그러므로 기억하라.
그 외의 다른 길은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을.
자기가 지나온 그 길이
자신에게는 유일한 길이었음을.

우리들 여행자는 끝없는 삶의 길을 걸어간다.
인생의 진리를 깨달을 때까지
수많은 모퉁이를 돌아가야 한다.

들리지 않는가.
지금도 그 진리는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삶은 끝이 없으며
우리는 영원 불멸한 존재들이라고.

다른 길은 없다 / 마르타 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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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하지 말자.시간...

오작교 0
무서워하지 말자.
시간은 잔인하지만 공평하다.
잠들어 있는 것, 깨어 있는 것, 여기에 있는 것,
저기에 있는 것, 모든 것들 위로 흘러간다.

모두에게 어린 시절을 주고
모두에게 청년을 주고 모두에게 노년을 준다.
나와 그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니 무서워 하지 말자.

예기치 않았던 슬픔이 있다면
또 예기치 않았던 기쁨도 있겠지,
그러겠지, 하는데도 끈질기게 소슬해진다.

우리는 서로 견디기 위해 서로에게 상처를 줄 거야.
나도 모르는 채 그에게 입힐 상처,

왜 그렇게만 생각해?
우리는 서로 견디기 위해 서로를 위로할 거야.
나도 모르는 채 그에게 받을 위로.
꿈은 오로지 사라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육체는 오로지 낡아가기만 하는 건 아닐 거다.

사라지고 낡아가면서 남겨 놓았을,
생에 새겨 놓았을 비밀을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 뿐일 거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함부로 살지 않는 일.
그래, 함부로 살지 말자,
할 수 있는데 안 하지는 말자.
이것이 내가 삶에게 보일 수 있는 최고의 적극성이다.

신경숙 / '아름다운 그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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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을 믿어줘.커다란...

오작교 0
내 말을 믿어줘.
커다란 고통도, 커다란 후회도, 커다란 추억도 없어.
모든 것이 다,
대단한 사랑까지도 결국은 잊혀지는거야.

그게 바로 삶에서 슬프면서도 우릴 열광시키는 점이야.
다만 사물을 보는 일정한 시각만이 있을 뿐이고
그 시각이 때로 나타나는거지.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사랑과 불행한 정열을 겪는 것이 좋은거야.

그러한 것은
적어도, 우리를 짓누르는 이유없는 절망에 대해
알리바이 구실을 해주거든.

알베르 까뮈 / 행복한 죽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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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았던 것...

오작교 0
길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캄캄한 어둠 때문이었나.
길이 끝났다고 생각한 것은 희미한 새벽 안개 때문이었나.

내 절망의 이유는 언제나 너였고
절망에서 나를 구한 것은 너의 단단하고 따뜻한 손이었다.

천천히 어둠이 걷히고
모퉁이 저편에 서서 손을 흔드는 네가 보인다.
어서 가라는 뜻인가, 어서 오라는 뜻인가.

그때 나를 찾아온 눈부신 빛이
온전히 투명한 사랑이라 생각했지.
내 사랑은 욕망도 집착도 없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통과시키리라 믿었지.

빛으로 인해 세상은 그림자지고
마음은 어지러운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그것으로 내가 슬퍼졌지.
눈부신 빛이 캄캄한 어둠을 만들었지.

이제 마음의 그림자 위에 묘비를 세우고 기도한다.
사랑, 그 무모한 이름만으로
갈 수 없는 수많은 길들을 위하여.

잎은 지고 새는 떠나고
차가운 서리 내려 얼어붙은 숲 속에서 너는 말했지,
겨울은 길고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바람으로 털실을 짜서
너의 빈 가지 덮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만 했지,
내가 너의 봄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마음 윙윙 소리내며
빈 가지 사이를 맴돌기만 하지.

황경신 / 사랑, 그 무모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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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

오작교 0
인연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탓으로
내 곁에서 사라지게했던 사람들

한때 서로 살아가는 이유를 깊이 공유했으나
무엇때문인가로 서로를 저버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관계의 죽음에 의한 아픔이나 상실로 인해
사람은 외로워지고 쓸쓸해지고 황폐해지는 건 아닌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는 신뢰

서로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주는 사람이
주변에 둘만 있어도
살아가는 일은 덜 막막하고 덜 불안할 것이다.

마음 평화롭게 살아가는 힘은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내 아픔과 기쁨을 자기 아픔과 기쁨처럼 생각해주고

앞뒤가 안 맞는 얘기도 들어주며
있는 듯 없는 듯 늘 함께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누리는 행복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온전한 사랑이라는 생각도
언제나 인연은
한 번밖에 오지 않는가도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그랬다면
지난날 내 곁에 머물렀던 사람들에게
상처를 덜 줬을 것이다.

결국 이별할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해도
언젠가 다시 만났을 때.
시의 한 구절처럼

우리가 자주 만난 날들은 맑은 무지개 같았다고
말할 수 있게 이별했을 것이다.

진작,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더라면...

신경숙의 / '인연은 한번밖에 오지 않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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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찾아왔던 것과 ...

오작교 0
고통은
찾아왔던 것과 똑같은 길을 걸어
담담하게 사라진다.

나의 이 남아있는 감정들도 언젠가는
네가 내 일상으로 들어왔다가
그렇게 사라진 것처럼
그렇게 사그라들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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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처럼 돌아 온다 ...

오작교 0
여행자처럼 돌아 온다 .

저 여린 가슴
세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의 휘황한 고적을 깨달은 뒤
시간의 기둥 뒤를 돌아 조용히 돌아 온다.
어떤 결심으로 꼼지락거리는 그를 바라다 본다.

숫기적은 청년처럼 후박나무 아래에서 돌멩이를 차다가
비가 내리는 공원에서
물방울이 간지럽히는 흙을 바라다 보고 있다.

물에 젖은 돌에서는 모래가 부풀어 빛나고
저 혼자 걸어갈 수 없는 의자들만 비에 젖는다.

기억의 끝을 이파리가 흔들어 놓은 듯
가방을 오른손으로 바꾸어 들고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 온다.

저 오랜 투병의 가슴 집으로 돌아 온다.
지친 넋을 떼어 바다에 보탠 뒤
곤한 안경을 깨워 멀고 먼 길을 다시 돌아 온다.

박주택 / 방랑은 얼마나 아픈 휴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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