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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부치지 못한 편지들

오작교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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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그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은
그 이상 내게도 큰 기쁨이었습니다
설령 그것이
헤어짐을 뜻한다 했어도 그랬습니다


그대를 보내고 나서도
내 마음에 걸린 것은
그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대의 밝은 웃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그대를 보내는 일이라니

진정한 우리 사랑을 위해서는
그대로부터 벗어나야 할 필요도 있음을
이젠 한 발자국 물러서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대를 그냥 두어 볼 작정인 것이지요

 

세월이 흐르고 흘러
우리의 일이 까맣게 잊혀진다 해도
언젠가는
내 사랑 그대가 알아 주리라 믿어 보겠습니다

 

그때까지....
그대여 안녕...

건강해야 다시 만날 수 있으리
나 또한 몸져눕지 않고 그대가 찾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 있겠습니다

 

훗날 그대가 돌아왔을 때,
낯선 기분이 들지 않도록
모든 것을 제자리에 가만히 놓아 두겠습니다
내 할 수 있는 그것뿐
그때까지 그대여 내내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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