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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

오작교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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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햇살이 맑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비가 내려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전철을 타고 사람들 속에 섞여 보았습니다.


그래도 그대가 생각났습니다.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았습니다만 외려
그런때일수록 그대가 더 생각나더군요.

 

그렇습니다.
숱한 날들이 지났습니다만,
그대를 잊을 수 있다 생각한 날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대도 그대를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날 또한 없을 겁니다.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라지만
숱하고 숱한 날 속에서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어김없이 떠오르던 그대였기에
감히 내 평생 그대를 잊지 못하리라
잊지 못하리라 추측합니다.

 

당신이 내게 남겨준 모든 것들
하다못해 그대가 내쉬던
작은 숨소리 하나까지도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것은
이런 뜻은 아닐런지요.

 

언젠가 언뜻 지나는 길에라도
당신을 만날 수 있다면
스치는 바람편에라도
그대를 마주할 수 있다면
당신께 모조리 쏟아부어 놓고…
평펑 울음이라도…
그리하여 담담히 뒤돌아서기 위해섭니다.

 

아시나요 지금 내 앞에는
그것들을 돌려 줄 대상이 없다는 것
당신이 내게 주신
모든 것들을 하나 남기없이
들려 주어야 홀가분하게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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